ㆍ유엔 NGO 콘퍼런스 폐회
ㆍ경주선언문에서 결국 빠져
ㆍ‘성소수자’ 명시 못해 후퇴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새마을운동 세계화’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1일 경주에서 폐막한 제66차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는 회의 결과를 담은 ‘경주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마을운동 평가 부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당초 선언문 초안에는 새마을운동을 ‘성공적 시민운동’으로 규정하고, “도농 격차를 해소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새마을운동을 세계 빈곤 퇴치와 개발의 모델로 제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새마을운동은 정부 주도의 강제동원형 의식개조 운동으로 NGO 활동과 무관하다”며 강력 반발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는 것을 저지했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1946년 창설된 세계 최고권위 시민사회포럼으로, 이번 행사에는 100여개국 2500명의 NGO 관계자,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모여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를 이행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콘퍼런스를 유치한 경북도는 회의 기간 내내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국제 시민사회 분위기는 냉담했다. 선언문 문안 협의에서 NGO·유엔공보국(DPI) 위원회 한 관계자는 “새마을운동은 한 국가에 특정된 이슈이며 군사독재 정부가 주도한 개발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선언문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민단체들도 “그런 내용이 선언문에 들어가면 앞으로 콘퍼런스를 보이콧하겠다”며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은 유엔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시민사회포럼 문서에 새마을운동 미화 내용을 삽입시켜 새마을운동 세계화 추진 동력으로 삼으려던 정부와 경북도의 시도를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저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콘퍼런스는 ‘성소수자(LGBT)’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큰 오점을 남겼다. 선언문에는 콘퍼런스 주관단체로 참여한 기독교계 한동대 측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성소수자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싣는 데 그쳤다.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백가윤 간사는 “2년 전 뉴욕의 제65차 콘퍼런스에서 성소수자 인권과 평등 문제를 상세히 다루고 행동목표를 명시한 것에 비하면 명백한 퇴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