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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KAI)와 한국GM의 지분 매각을 모두 2018년으로 미뤘다. 대기업들이 기업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8년부터 본격적인 매각에 들어가 현재가치보다 높게 팔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책은행들이 우량 자회사 매각을 미루고 한국은행 등의 자본확충펀드에만 의지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국책은행의 자체적인 자구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자회사 전체 132개를 2018년까지 매각하기로 결정, KAI와 한국GM 등 대기업 주식은 모두 2018년으로 미뤘다. 또 대우건설은 자회사 132개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은행이 주축으로 구성한 사모펀드(PEF)로 인수한 기업들은 펀드 만기와 시장 상황에 따라 2018년 이후에 매각하거나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KAI의 지분 7.74%를 수출입은행에 현물출자하면서 기존 보유지분 26.75%에서 19.02%로 줄었다.
2018년의 KAI 매각에 대해서는 한화그룹의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과 한화종합화학 등 지난 2014년 인수한 계열사의 인수대금 2조원을 2017년말까지 지급해야 한다. 2018년부터는 자금 사정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KAI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것.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해서라도 KAI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두산DST 인수 당시에도 이같은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도 KAI 매각을 위해서는 한화 등 대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원활해지는 턴어라운드 시기인 2018년 이후가 적당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의 지분도 마찬가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GM 지분도 2017년의 협약이 끝난 후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GM에게 매각되겠지만 원하는 가격에 팔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국GM의 2대 주주로 지분 17.02%를 보유하고 있다. GM인베스트먼트 등 GM 계열사가 76.9%, GM의 중국 내 사업 파트너인 상하이자동차가 6.0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2017년 10월까지는 GM본사와의 협약상 경쟁업체에 지분을 매각하기 어렵지만, 그 이후에는 상하이자동차 또는 다른 경쟁업체에 매각할 수 있다. 그 때까지 GM 본사가 한국GM의 기업가치를 높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인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KAI와 한국GM의 지분은 제반여건을 감안해 매각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최대한 자회사 모두를 조속히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의 자체적 자구의지가 높지 않다는 것으로 방증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조선.해운업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말이다. 국책은행도 이 시기에 우량 자회사를 조속히 매각해 현금 확보 등으로 세수부담을 줄여야 한다. 2018년에는 어느정도 기업들이 자회사 매각 등 자구안을 통한 현금확보와 선박수주 등 영업활동으로 안정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굳이 국책은행이 2018년에 우량 자회사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2018~2019년에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끝나고 턴어라운드가 개시되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우량 자회사를 그 때 매각한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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