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인 30% 안팎 선이 허물어졌다.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10월 둘째주 정례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6%를 기록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각종 악재에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29%’를 떠받쳤던 지지층 일부가 이탈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각종 조사에서 지적된 ‘불통’만큼이나 ‘경제 실패’를 문제 삼는 여론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이 ‘국정 무능’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능’에 무너지는 지지율
박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한 달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9월 둘째주 33%를 기록한 이후 31%→30%→29%→26%로 계속 떨어졌다. 수도권과 40대 이하 층에선 ‘민심 이반’을 넘어 ‘민심 붕괴’ 상황이 확인됐다. 실제 여론 풍향계인 서울 지지율은 지난주 26%에서 18%로 급락했고, 19세~40대의 지지율은 11~12%에 그쳤다. 연령별로도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박 대통령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만 39%에서 44%로 올랐다.
반면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상승한 59%였는데, 부정평가 응답자 중 ‘소통 미흡’(15%) 못지않게 ‘경제 정책’(14%)을 꼽은 수가 많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정권·정부의 ‘무능’을 여론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세월호나 메르스 사태로 부각됐던 ‘안보 무능’도 버텨냈던 심리적 저지선이 ‘경제 무능’에 무너진 것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가계부채, 가계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무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시점”이라고 풀이했다.
‘무능 여론’ 앞에선 박 대통령이 정권의 위기를 막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연일 제기한 ‘안보 위기→단결’ 논리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이 모든 탓을 북한에 돌리는 것에 국민들이 지겨워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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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라’ 사는 청와대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경제 상황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데다 ‘최순실 게이트’와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도덕성 의혹 등을 둘러싼 여론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누리당 지지율도 현 정부 들어 가장 낮은 28%로 조사됐는데, 당·청의 동반 추락은 국정동력 약화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가속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여론 흐름과 동떨어진 청와대의 ‘구중궁궐 현실인식’이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국정운영에 대한 잇단 경고·비판을 두고 청와대가 이날 “대응할 가치가 없다” “대통령 때리기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일축한 것이 단적인 예다. 청와대와 일부 친박계 홍위병들만 빼고 모두 국가나 민심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이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 실세들의 갖가지 의혹과 실성한 사람들처럼 헤매는 여당 리더십 몰락이 반영돼 있어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도 “정치적 스타일을 넘어 경제 등 정권에 대한 근본적 평가가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지지율 반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