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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용자 아니라고선 사내하청 근로조건 합의 왜?…한국지엠 군산공장 '불법파견' 논란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한국지엠 군산공장 노사가 현행 주간연속 2교대제를 1교대로 전환하면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 및 전환 배치에 대한 합의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와 정규직 노동조합이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합의한 것을 두고 군산공장의 사내하청 사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합의서(사진)를 보면, 한국지엠과 금속노조 한국지엠 군산지회는 지난 10일 도급직(사내하청)과 관련해 유·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노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를 1교대로 변경하는 데 합의하면서 사내하청 일감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유·무급 휴직 계획은 사내하청 노동자가 유급휴직 3개월, 무급휴직 6개월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유·무급 휴직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퇴사하는 인원에 대해선 근속기간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근속기간이 6개월 이하이면 100만원, 6개월 초과~2년 이하이면 200만원, 2년 초과~4년 이하이면 700만원, 4년 초과이면 1000만원이다. 노사는 또 군산공장 정상화에 따른 정규직 채용 시 이번 퇴직자에 대해 채용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사내하청 인원 충원 시 군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가 취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노사가 지난 10일 도급직과 관련해 합의한 문서.

한국지엠 군산·부평·창원 비정규직 노동자 58명은 지난달 20일 한국지엠을 상대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불법파견 집단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5명에 대해 “원고들은 한국지엠 협력업체에 고용된 뒤 한국지엠의 작업현장에 파견돼 한국지엠으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판결했다.

김유정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10일 노사 합의에 따라 일부 사내하청 담당 공정을 인소싱(아웃소싱한 일감을 다시 가져오는 것)하고 그 공정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휴직, 희망퇴직, 전환배치 등을 원청과 정규직 노조가 정한다는 것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내 협력업체가 독자적 수급인이 아니라 한국지엠 원청에 조직적으로 편입된 파견업체에 불과하며, 원청인 한국지엠이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해 직접 작업배치권과 변경권을 행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불법파견의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회사와 정규직 노조가 진행한 이번 합의에 사내하청업체는 완전히 배제됐다는 점에서 사내하청업체는 사업경영상 독립성이 없고 원청의 하나의 부서에 불과하다는 점을 잘 나타내준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관계자는 “파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징표는 사용 사업주의 지휘·명령”이라며 “불법파견 소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휘·명령 여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노사 합의서만 가지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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