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구조조정은 더 큰 공격의 예고편

사진_지엠 군산지회
2012년 11월 5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인 크루즈의 후속 차량을 더 이상 군산에서 만들지 않겠다는 갑작스런 발표가 있었다. 곧이어 쉐보레 브랜드 유럽 수출 중단이 선언되고, 결국 풀잔업, 풀특근으로 연간 26만대 이상을 만들던 군산 공장은 4년이 지난 올해는 겨우 5만여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번달 군산공장 생산일수는 고작 4일 뿐이다. 1,100명에 이르던 비정규직은 이제 160명 정도만 남았고, 1,800명이 넘던 정규직도 1,40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에 임단투 기간 동안 군산 동지들이 부평 본사 상경투쟁까지 전개했지만, 지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군산공장 운영에 대한 어떤 확답도 받지 못하고, 허망하게 임단투가 막을 내렸다. 팽팽 잘 돌아가던 공장에서 절망적인 공장으로 추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4년. 물론 그 4년은 지엠의 계산된 공격을 분석하고, 단결과 투쟁의 힘으로 되받아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투쟁보다는 양보를, 단결보다는 분열로 내몰렸던 노동자들에게 그 4년은 앞으로 더욱 가혹해질 지엠의 구조조정 공격에 대한 예고편이었다.
지엠의 치밀한 공격
경제위기로 2009년 파산에 몰렸던 지엠은 재기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과감하게 구조조정 공격을 퍼붓는다. 미국에선 14개 공장을 폐쇄하고, 27,000여 명을 해고했다. UAW(미국자동차노조)와 협약을 통해 이중임금제를 도입하고, 비정규직을 늘렸다. 유럽에선 벨기에 앤트워프와 독일 보쿰 공장을 폐쇄했다.
호주공장도 내년에 폐쇄할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이미 세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춘 지엠으로서는 필요에 따라 물량을 조절해가며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변수는 노동자들의 저항이다.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반격한다면 모든 것이 지엠의 계획대로만 정리되지 않을 것이다. 이걸 알기에 지엠도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 보자. 군산공장 크루즈 후속 양산 취소가 발표될 시기에 부평과 창원에선 투자를 통해 기존 차량의 후속을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산은 휴업에 돌입했지만, 부평과 창원은 풀특근으로 가동됐다. 이로써 군산과 나머지 2개 공장을 확실하게 분열시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군산 내부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하면서 1,000여 명의 비정규직을 해고시켰다.
결국 3,000명에 달하던 전체 노동자는 1,600여 명으로 반 토막 났다. 물론 계속 밀어붙이기만 하면 반발이 커질 수 있으니 희망고문을 위한 떡고물도 약간 던져줬다. 부평에서 생산하던 캡티바 후속을 군산으로 주고, 크루즈 후속도 다시 양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쟁보다는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고, 단결보다는 비정규직 해고에 동의했던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노동자들에게 이마저도 과분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캡티바 후속은 취소됐고, 크루즈 후속도 물량이 대폭 줄었다. 그나마 이번 임단투에 희망을 걸었지만, 이번에도 지엠은 부평과 창원에 대한 계획만 얘기했을 뿐 군산은 철저히 고립시켰다.
분열에 마침표를, 단결에 첫 단추를
군산을 효과적으로 구조조정한 지엠은 부평과 창원으로 공격을 확대할 것이다. 이미 사전 작업으로 올 초부터 노조 내부 비리문제를 대대적으로 터트리면서 노조 길들이기에 나섰다. 임팔라뿐만 아니라 볼트와 캡티바까지 수입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곽 지원부서에 대한 외주화도 계속되고 있다.
내년이면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도 거둬들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임단투에서 합의한 공장별 생산
계획마저도 언제든지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4년의 고통을 되짚어보며 자포자기하지 말고, 반격을 준비해야 한다.
잘못 꿰어진 첫 단추의 시작은 분열이었다. 부평과 군산과 창원이, 정규직과 사무직과 비정규직이 분열하고서는 절대로 지엠에 맞서 승리할 수 없다. 군산에서 최대한 저지선을 쳐야만 부평과 창원에 대한 공격도 그만큼 약화될 것이다.
가장 먼저 벌어지는 비정규직 해고는 정규직이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정규직도 같이 죽는 최악의 선택임이 군산에서 증명됐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군산노동자들을 껴안고,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며, 앞으로 닥칠 지엠의 공격에 맞선 투쟁을 준비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