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최단 기간 최악 피해, 왜
사상 최악의 살처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는 허술한 방역당국에 의한 인재에 가깝다. 당국은 피해 방지에 분주하나 결과를 보면 사실상 손놓은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9일까지 주춤하던 일일 의심신고 건수는 지난 13일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이 발령된 후 오히려 최고치(14건)로 치솟았다. 살처분된 가금류 수는 28일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세종시 한 산란계 농장이 지난달 26일 의심신고 직전에 닭 10만3000마리와 달걀 288만개를 출하했고, 달걀 274만9000개(95.5%)가 매장에 깔렸거나 상당수가 밥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파악하고 있던 사례이며 4차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검역본부와 협의하고 있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해명은 AI 감염 위험 달걀이 식탁에 올랐다는 보도 후에야 나왔다. 다만 닭 10만3000마리는 지자체에서 전량 회수해 처분했다.
정부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더 심각하다. 정부는 AI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이미 ‘심각’ 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심각’ 단계에서 실시하는 전국 거점소독시설 설치·운영, 전통시장 등 방역취약지역 내 살아 있는 가금류 유통 금지, 축산농가 모임 금지 같은 조치를 이미 ‘경계’ 단계에서 실시했으나 피해는 늘고 있다. 뒤늦게 ‘심각’ 단계를 발령하더라도 요식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AI 확산 방지는 신속한 살처분이 관건이지만 허술한 농장 방역시설, 부족한 살처분 인력과 매몰지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차례 요청했지만 군병력의 직접 투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가금류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도 검토 중이나 비용 부담이 크고 사람이 백신을 투여한 가금류와 접촉할 경우 인체감염 우려가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정부의 방역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2014년 AI 전파 원인으로 지목된 가창오리 40만마리가 곧 국내로 유입되면 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