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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2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연이은 한파에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산업현장에 한랭질환 경보를 내렸다. 그동안 폭염·미세먼지와 달리 유독 한파에 대해서만 안전지침이 없었지만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폭염·미세먼지·한파 등을 아우르는 옥외작업자 종합대책을 만들 방침이다. 시기는 올 겨울이 가기 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2015년 야외 작업자가 폭염, 한파 등의 상황에서 일할 때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나온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28일 개정된 산업안전보건규칙에는 폭염 작업시 휴식 및 휴게시설 의무화를 법제화했다.
아울러 기존에 통용되던 분진의 범위에 미세먼지를 포함시키고, 호흡용 보호구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5년 이하 징역형과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유독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에 대해서는 조치사항이나 사업주를 제재할 조항이 없다. 해외에서도 입법을 통한 규제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실제 한랭질환으로 인한 재해가 온열질환에 비해 상당히 적었던 때문이다.
실제로 폭염시 야외작업자에 대한 조치들을 법제화한 주요 선진국들도 한파에 대비한 규정은 거의 없다. 미국과 영국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기본의무사항’에 ‘야외작업자의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일반적 표현만 있을 뿐 특별히 한랭질환을 막기 위한 조항은 없다.
유일하게 추위 속 야외작업에 대한 조항을 법제화한 나라는 캐나다다. 캐나다마저도 유콘, 노바스코티아 등 위도가 높은 일부 주(州)의 산업안전보건법에만 해당조항이 있을 뿐이다.
또 2015년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4년 국내에서 온열질환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근로자는 총 37명이었다. 이 중 64.9%(24명)가 건설현장 근로자였으며 다음으로 농림업 근로자(4명), 환경미화원(4명) 등이 많아 일부 직종의 특정 환경에서 재해가 늘어난다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보여줬다.
반면 같은 기간 한랭질환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4명에 불과했다. 4명의 직업은 단순노무자, 환경미화원 등 모두 달랐다. 저체온증은 1명도 없었으며 모두 손가락 또는 손의 동상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동상 외에 저체온증 등의 한랭질환은 홀로 작업하지 않는 이상 현장에서 일어나기 어렵다”며 “추울 때 넘어지거나 추락하면 평상시보다 크게 다치는데, 이걸 한파로 인한 산재라고 부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폭염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재해는 인과관계가 명확해서 법제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한파로 인한 재해는 규제 방안을 법제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라 더 이상 이에 대한 정책논의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용부 관계자는 “폭염, 미세먼지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조항이 지난해 말에 생겼을 정도로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근로자 보호조치는 이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라며 “이번 겨울이 가기 전 한파, 폭염, 미세먼지, 배기가스 등을 아우르는 옥외근로자 건강보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자치단체에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