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누구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지엠본사에 대한 많은 의혹이 있고 불공정 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계속 구관조처럼 지엠 본사 탓을 한다고 상황이 호전될 것인가? 지엠 본사는 승부수를 던졌고 한국정부의 지원과 한국지엠 구조조정이 없다면 철수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오늘날의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지엠 본사의 불투명한 경영과 전체 임직원의 잘못임을 국민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우리 조합원과 노조는 지엠 탓만을 하고 있다. 지엠본사의 불투명한 사업경영을 밝혀내고 미래 발전 전망(신차배정)을 얻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우리 노조의 협조와 희생없는 공장살리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이대론 한국지엠이 생존 불가능하고 지엠이 철수하거나 다론 사업자가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그럼 우리 노조가 계속 지엠 본사 탓만 반복해서 주장할 게 아니라, 냉정하고 현실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이젠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복리후생 축소 및 임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속 시원하게 노조가 먼저 언론에 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복리와 임금 부분을 양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어떨까? 강성 노조원들은 이해 불가의 주장으로 들리겠지만, 어차피 맞을 매라면 국민 정서와 여론이 노동자를 포용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쌍용차 정리해고, 대우차 정리해고로 수천 명의 근로자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해고를 당했다. 쌍용차와 대우차는 강성노조였지만 회사의 구조조정은 막아내질 못했고 무모한 파업과 투쟁의 결과는 참혹했다. 앞으로 정상화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고통과 인내로 감내해야 하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 어떤 선택도 정리해고를 막는 것보단 좋은 선택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는 조합원의 고용보장이고 이 부분을 과거처럼 무식한 투쟁 전술로 일관할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조합원을 이끌어야 한다. 노조 지부장 위치는 고독한 자리이고 만인의 지지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노조가 강성이든 어용이든 조합원 생존권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