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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GM의 구조조정 칼날, 韓 부평·창원 공장은 피할 수 있을까

글쓴이 : 9292 날짜 : 2019-05-20 (월) 13:24 조회 : 5304

 

美 GM의 구조조정 칼날, 韓 부평·창원 공장은 피할 수 있을까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                         

    [GM 군산공장 폐쇄 1년]④

    "북미 5곳, 해외 2곳 등 총 7곳의 공장 문을 닫고 직원 1만4000명을 감축하겠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의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절감하게 될 비용 60억달러(약 6조7500억원)를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미래 신기술에 투자하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내연기관차 제조업의 비중 축소와 신기술 투자의 두 가지 ‘큰 그림’을 제시한 GM의 움직임은 거칠 것이 없었다. 올들어 이미 40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한 GM은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해 이달 말까지 8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했다.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의 GM 공장 근로자들이 볼트EV 차량을 만들고 있다./한국GM 제공
    연이은 감원 바람으로 미국 경제계가 술렁이던 지난 6일(현지시각) GM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의 개선된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GM이 기록한 주당순이익(EPS)은 1달러43센트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잭스인베스트먼트의 전망치 1달러24센트를 가뿐히 넘어섰다.

    NBC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GM이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비용 절감 노력과 수익성 높은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이 주효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GM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이를 통한 최근의 실적 개선 흐름은 한국 시장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을 통해 구조조정의 효과를 확인한 GM 경영진이 한국GM에 대해서도 폐쇄한 군산공장에 이어 언제든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 GM "돈 안 되는 사업장 접는다"...한국 공장도 예외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군살을 빼려는 GM의 ‘광폭행보’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줄기차게 지속돼 왔다. 2000년대 중반 비대해진 사업 구조로 한 차례 도산 위기를 맞았던 GM은 지난 2014년 메리 바라 현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돈이 되지 않는’ 글로벌 사업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바라 회장 취임과 함께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를 발표한 GM은 2017년 자회사 오펠과 복스홀마저 매각하며 유럽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같은 해 인도와 남아공, 호주 등에서도 잇따라 철수했다.

    정문이 굳게 닫힌 한국GM 군산공장. GM은 지난해 크루즈, 올란도를 생산했던 군산공장을 폐쇄했다./조선일보DB
    줄기찬 구조조정의 ‘칼날’은 한국도 비껴가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를 전격 발표한 GM은 향후 한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까지 검토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GM에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군산공장은 결국 예정대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 정부, 산은과 추가 지원에 합의할 당시 GM은 한국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2종의 신차 생산을 배정하고 향후 주요 연구개발(R&D) 전담기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도 "최근 진행 중인 GM 본사의 글로벌 사업장 철수는 한국에선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의 이같은 계획이 곧 한국 시장에서 현재 수준의 일자리를 보장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분석한다. 돈이 안 되는 시장은 철수하겠다는 본사의 일관된 방침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팔리지 않는 차를 만들어내는 공장의 인력을 계속 유지할 명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쉐보레 브랜드 차량의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이미 한국GM 공장의 가동률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경우 지난해 가동률이 82%였지만, 현재는 50%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창원공장으로 배정된 CUV의 생산이 2022년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년을 버텨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막대한 인건비 지출을 우려한 본사가 추가 감원에 나설 수 있다.

    중형세단 말리부를 만드는 부평2공장 역시 판매량 감소로 최근 가동률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부평1공장의 경우 올해 말 신형 SUV가 투입돼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공장들은 언제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GM은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을 위해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 SUV 트래버스를 올해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파급력 있는 차를 국내에서 만들지 않고 수입하겠다는 뜻은 결국 지난해 정부와 GM 본사의 합의가 한국GM 공장에 ‘산소호흡기’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연구개발 법인 분리한 한국GM, 생산공장은 폐쇄하나

    실제로 GM은 지난해 한국GM에서 R&D 부문을 분리하며 생산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노조는 법인 분리가 결국 한국에서 생산은 철수하겠다는 뜻을 의미한다며 크게 반발했지만, GM은 산은의 동의를 얻어 예정대로 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4월 산은의 추가 자금지원에 합의한 후 국회를 방문한 댄 암만 GM 총괄사장(왼쪽에서 세번째)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네번째)과 악수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조선일보DB
    GM은 새로 출범한 R&D 법인의 역량을 키워 준중형 SUV와 CUV의 연구개발을 전담시키는 한편 10년 후에도 생산과 R&D 부문 모두 존속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운영 중인 부평, 창원, 보령(엔진) 공장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제동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향후 가동률이 떨어지는 공장은 추가 정리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GM은 2011년 이후 매년 6000억원 안팎의 비용을 R&D에 투자해 왔다. 한국GM과 GM 본사 간 비용분담협정(CSA)에 따라 본사는 한국에서 개발하는 기술을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 신설된 R&D 법인의 기술 소유권도 본사로 귀속된다 <iframe width="300" height="250" src="http://yellow.contentsfeed.com/RealMedia/ads/adstream_sx.ads/biz.chosun.com/article@x07" frameborder="0" marginwidth="0" marginheight="0" scrolling="no" vspace="0" hspace="0" bordercolor="#000000"></iframe>. 결국 GM 본사 입장에선 남은 생산 법인을 철수해도 전혀 아쉬울 게 없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에서 생산하게 될 신형 SUV와 CUV 또한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언제든 정리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한국GM 생산 법인은 본사에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고 차를 만드는 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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