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11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실장이 사법부를 길들이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정치인들을 탄압하는 등 각종 정치공작을 했다는 내용의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과 관련해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박근혜 정부의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이 작고 후에 한 언론에 의해 확보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21세기 대명천지에 유신독재 내용으로 돌아갔는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최순실 사건에 버금가는 독재망령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춘이란 작자는 사법부까지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려 했던 공작정치의 부두목"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자백'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김기춘 전 실장이 많은 간첩사건을 조작해서 사형 당하게 하고 수십년씩 감옥살이를 하게 했다. 그럼에도 최승호 PD가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사실관계 확인하려니까 '나는 모른다'고 한다. 저는 그 영화를 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그런데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사법부·변협·정치인 죽여라, 이런 것을 보고 참으로 김기춘이야말로 태어나지 않아야 될 사람이 태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을 박근혜·청와대 헌정유린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친박 보수단체를 시켜 '만만회'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비대위원장(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고발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담겨 있다.  

'만만회'는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 그리고 정윤회 씨가 청와대 인사 등에 개입한다는 뜻으로, 박 비대위원장이 2014년 공개하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