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지엠지부는 조기선거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새로운 집행부는 아마도 17년 3월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럼 19년 12월31일까지 2년 10개월의 임기가 될 것입니다. 어떤 성향의 집행부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약 3년의 시간동안 우리는 많은 것이 바뀔 것 같습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먼저 월급제와 그 적용시기에 대한 정리가 있을 것이고 공장별 미래발전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급격히 다가오고 있는 현장조합원들의 노령화(즉, 정년퇴직을 바로 앞둔 대기퇴직자의 수가 엄청나다는 것)로 인한 급속한 인원의 축소문제가 있을 것이다.
현 민주파 집행부가 그간 나름의 일들을 잘 정리해 왔지만, 단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일괄사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쩌면 이것 또한 대한민국 정부와 친밀한 끈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제임스 김 사장의 머리에서 나온 (한국지엠의 축소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한) 고도의 계산이라 보이지만, 잘못된 실수는 더 이상의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는다.
이제 모든 것은 과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회사와 검찰이 어떤 노력을 했든 이젠 형사상의 책임이 어떻게 나온든 현 집행부는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 날 수 밖에 없고 새로이 조합원들의 선택에 의한 집행부가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노동조합은 취업비리로 대변되는 비정규직 발탁에 의한 입사시스템을 바꾸고 집행비리로 대변되는 업체선정과정에서의 비리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하여야 한다. 과감하게 오픈된 시스템으로 바꾸어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여야 한다.
그러나 핵심적인 것은 과연 지금의 상황에서 회사가 즉 지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현재의 사장은 이미 구조조정의 전문가라고 알려져 있다. 즉 지엠의 원하는 전략에 맞게 임기 내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적정수준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과거보다 대폭 축소된 한국지엠을 원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3년은 이러한 과정의 연속일 것이고, 지엠은 생산물량의 축소와 그에 맞는 인원의 축소를 만들어 낼 것이다. 더구나 그에 맞게 대규모의 정년퇴직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회사의 입맛에 조금이라도 맞는 집행부가 들어선다면 각 공장의 발전전망에 대한 투쟁보다는 물량이 축소된 한국지엠으로 자동적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 순간 누구를 원망하기 보다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핵심을 짚어내자. 나만 아니면 되하며 그냥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나갈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 남은 3년의 시간동안 최선의 노력으로 기술연구소 및 각 공장별 발전방안에 대해 요구하고 투쟁해서 그나마 제대로된 한국지엠으로 남길 것인지? 하는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
전자의 경우는 희망퇴직에 의한 급속한 생산현장의 인원축소와 지엠의 한국지엠축소전략의 완성으로 대폭 축소된 한국지엠으로 남겨지며, 유사시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지엠의 변두리 사업장으로 남게 되는 것이고, 후자는 대륙별 중심사업장으로 남게 되어 쉐비3총사가 전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까지는 아니지만 그나마 한국지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한국지엠으로 남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지엠지부를 이끌고 있는 어는 현장조직도 현재의 취업비리와 집행비리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조기선거에서 맹목적인 비판보다는 이를 바로세우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최소한 한번은 생각하고 그 핵심을 들여다 보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