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흙먼지, 쇳가루 범벅이 된 밥은 이제 그만
5.27 울산역 앞 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비정규권리 보장과 건설플랜트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전국 노동자 대회>
울산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집결하였다.
특히 울산 건설플랜트노조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포항, 여수 등지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하였다.
나는 공공연맹의 일원으로 울산에 도착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역시 총 출동이다.
광장을 거의 메웠다.
엠프 소리가 약해 뒤편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무대 앞에는 흰 안전모를 쓴 울산 건설플랜트 노조 조합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만에 한가했던 울산역이 북적댄다.
화장실의 줄도 꼬리를 물고 있다.
집회가 끝나갈 무렵 집회 대오가 웅성대더니 교섭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집회 시작 무렵 경찰이 컨테이너 박스를 미리 준비하면서 가두행진과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던 긴장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대회 참가자들은 안도와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깃발을 접는다.
대회장 주변에는 많은 프랭카드가 걸렸지만 눈에 띄는 글귀가 있다.
“흙먼지, 쇳가루 범벅이 된 밥은 이제 그만!”
교섭단이 단상에 올라온다.
70여 일간의 험난했던 투쟁이 일단락되는 순간이다.
이헌구 울산본부장이 짧지만 의미 있는 연설을 했다.
“열심히 일해도 노동자들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우리가 세상을 알았을 때 세상은 가진 자들의 편이었다.
그러나 세상의 주인은 우리 노동자들이다.”
백석근 건설연맹 부위원장이 합의내용을 발표한다.
주 44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한다. 주휴, 연월차, 야간수당은 포함하지 않는다.
소위 블랙리스트를 통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채용 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금지한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조합비 일괄공제 등 편의를 제공한다.
공장 출입 등 노조활동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경조사문제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한다.
조합원들은 감동 그 자체다.
한 늙은 노동자가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형님, 타결되었습니다.”
주변에 함께 한 건설플랜트 노동자 아내의 인터뷰의 첫 마디는,
“ 이제 신랑 만날 수 있어 너무 좋다.”
전국에서 온 전경차들이 울산역을 떠나고 있다.
아내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전경, 너희들도 고생했다.”
전경들도 창살 안에서 손을 흔들어 준다.
이들을 갈라놓았던 것은 국가권력의 폭력과 자본의 노동탄압이었다.
이제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 것인가?
국제포경대회가 열리는 울산에서 더 벌어질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에,
6월달 비정규직 투쟁과 2005임.단투로 연결될 투쟁의 도화선이 될까봐
서둘러 불은 껐지만 이후 함의의 실천은 역시 투쟁을 요구할 것이다.
40여명에 달하는 구속자,
수배중인 10여명의 간부,
불구속 170여명의 사법처리가 남아 있다.
무조건 연행하고
어린 아들과 함께 사는 아버지가 구속되고
울산은 그야말로 자본의 이해를 대변한 국가권력의 폭력이 난무했다.
언론은 정당방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을 침소봉대하여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폭력으로 몰았다.
자본가와 보수정치인들이 고급호텔에서 교양 있게 스테이크를 썰며 정경유착을 하고,
골프장에서 나이 샷을 날리며 독과점적 담합을 할 때
흙먼지, 쇳가루 범벅이 밥을 먹으며 울분을 삭여야 했던 늙은 노동자들은
이제 일단의 승리를 만끽했다.
누가 투쟁과 교섭은 병행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는가?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경청하는 진정한 교섭을 수용하지 않았다.
투쟁-교섭-쟁취,
투쟁과 교섭은 병행이 아니다.
오직 선, 후임을 명백히 보여준 노동자 투쟁이었다.
오직 투쟁만이 교섭을 만들어 냈고 일말의 성과를 쟁취하였다.
호시탐탐 합의의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 노동자들의 흙먼지, 쇳가루 밥에 대해 추호도 가슴 아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파하는 순간 자본주의체제는 뿌리 채 흔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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