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레고’
철수에 대하여
금년 8월말 덴마크의 세계적 블록 완구업체인 레고(Lego)가 한국에서 공장을 철수키로 결정했다고 하자 조선일보, 매일경제신문 등에서 걱정이 태산 같다. ‘무엇으로 외국기업을 붙잡을 것인가’, ‘레고가 한국을 떠나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동원하여 한국경제 미래를 걱정하였다. 구국의 열정(?)이다. 레고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을 떠나는 여러 기업들을 소개했다. 그런데 들어오는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균형 있게 소개하지 않고 있다.
레고는 1984년에 진출하여 21년 만에 한국을 떠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몇 차례 노사분규를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영업, 마켓팅 분야는 여전히 한국에 남겨두겠다고 했다. 레고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한국에서 생산 공장 철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 스스로 밝혔듯이 노사분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주된 이유는 아니다. 그런데 자본언론은 이를 두고 ‘고임금과 노사분규’가 원인이라고 또 몰아가고 있다.
지난 1984년부터 21년 동안 한국에서 벌어들인 순 이익이 얼마인지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그 동안 어린이들의 코 묻은 돈을 엄청나게 챙겨간 기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철수 결과를 노동자들의 고임금이나 노사분규로만 돌리는 언론이 너무 밉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외국기업들이 중국이나 인도 보다 임금이 높은 상황에서 해마다 파업을 벌이니 한국에서 사업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라면 레고 문제를 재빠르게 전체 외국기업으로 확대하여 일반화시킨다.
그런데 요즈음 노동계 파업을 두고 오두방정을 떨고 있지만 병원노조는 아직 파업하지 않았고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노조설립 후 최초의 파업일 뿐이다. 노동계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김대환노동부 장관은 지난 7.15 한 세미나에서 전년과 비교했을 때 노사분규 건수가 78%, 근로손실일수가 61%나 감소했다며 은근히 파업을 부추기는(?) 연설을 했다. 노사분규가 늘어나 ‘레고’가 철수한다는 말은 그들이 주요하게 철수의 이유로 내세운 말도 아니고 노동부장관이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준 것에 비춰보면 언론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국의 재벌들이 자동차, 전자 등에서 전 세계에 걸쳐 글로벌한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해 열심히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그래서 산업공동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로 공장이 진출하기도 하지만 한국보다 임금 수준이 높은 미국이나 영국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선진국과의 무역마찰 회피, 원자재나 생산부품의 원활한 공급, 세계적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등 글로벌 경영의 일반적 모습일 뿐이다. 한국의 재벌 기업이 외국으로 진출할 때와 국내에 있던 외국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의 분석과 진단이 다른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외국기업이 노사분규와 고임금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억지 논리로 왜곡 선전을 일관한다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기업은 ‘노사분규와 고임금 때문에 들어온다!(?)’고 말해도 되는 건가? 그들은 이윤을 남기려고 들어왔고 그 동안 많은 이윤을 남겼다. 그러나 더 이상 이윤이 보장되지 않아 떠날 뿐이다. 장기투자자라고 난리를 피웠던 소버린도 SK에 대한 경영권 공격을 통해 가격을 올린 후 이제 1조원 정도의 차익을 남기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직원 87명에 연 매출액 300억원의 기업 ‘레고’의 철수를 두고 이토록 임금과 노사분규를 일반화하여 노동자들에게 뒤집어씌우는 언론사기극을 보노라니 가히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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