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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7월 19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미2사단장 이취임식 중 사열에 참가한 미군 병사들.
노 대통령 \'묵살\'하는 미국의 장군들
[손석춘 칼럼] 대한민국이 미군의 항공모함인가
슈퍼여단. 첨단무기로 무장한 미국의 새로운 전략부대다. 주한미군 2사단 제1여단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슈퍼여단\'으로 전환한다는 발표가 나온 게 겨우 한달 전이었다. 주한미군이 없어도 남쪽의 군사력이 북쪽보다 우월한 상황에서, 미군의 슈퍼여단 창설은 전쟁 먹구름을 불러온다고 필자는 진단했다.
그러나 보라. 슈퍼여단은 그새 대규모 \'야전훈련\'을 벌였다. 미군 전문지 <성조지>의 10일 자 보도다. 2월말부터 3월8일까지 수백 여대의 첨단 장갑차와 탱크를 동원해 임진강에서 \'도하훈련\'을 실시했다. 임진강이라면 휴전선 바로 코앞이다.
가정해보라. 세계최강의 \'소련군\'이 첨단무기로 무장한 뒤 휴전선 바로 북쪽에서 조선인민군과 더불어 도하훈련을 했다면, 공공연하게 남침 위협을 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이 땅의 수구세력과 부자신문의 부라퀴들은 \'군사 쿠데타\'를 선동하거나 미국으로 도피하려고 짐 싸기 바쁠 터이다.
지금은 북쪽의 상황을 \'역지사지\'할 때
슈퍼여단의 임진강 도하훈련에는 한국군도 참가했다. 미 사령관은 훈련결과를 설명하며 살천스레 말했다. \"지상군 투입 전에 적 전투시스템의 30∼50%를 파괴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2005년 3월10일 남과 북의 냉엄한 현실이다. 비단 슈퍼여단에 그치지 않는다. 주한 미군은 올 여름까지 2사단을 사단과 군단 기능을 아우른 첨단무기의 \'미래형 사단\'(UEX)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왜 2년이나 앞당겨서 바꾸고 있을까. 당연히 물어야 할 질문이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 이 땅의 부자신문도 국회도 침묵한다. 국방부는 더 말할 나위 없다.
과연 그래도 되는걸까. 차분히 톺아보자.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는 것이며, 이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이 \'확고한 원칙\'을 발표했는데도 미국의 장군들은 시들방귀로 여긴다.
윌리엄 팰런 신임 미태평양 사령관. 해군 제독출신의 그는 미국 국회에서 주한미군과 관련한 질문에 \"아시아 태평양지역 미 군사력의 신속 기동태세를 갖추는 것을 단기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마치 선포하듯이 말했다. 같은 날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한미동맹은 대북 억지 및 필요시 격퇴라는 근본 목적\"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지역 안정이라는 상호공약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모르쇠 하며 자신의 논리를 언죽번죽 다짐하는 주한미사령관과 미 태평양사령관을 보면서, 저들이 마치 이 땅의 주인처럼 행세한다고 여긴다면 필자만의 과민반응일까.
우리를 더 서글프게 하는 것은 대통령의 \'참모\'들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조건부 동의\'라고 해석하는 윤똑똑이가 있는가 하면,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거부하면 미국이 주한미군의 추가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흘린다.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저들이 미국과 어떤 \'협상\'을 벌일지 우려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대통령의 참모들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그렇다. 단순히 \'슈퍼여단\'이나 \'미래형 사단\'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문제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 \'항공모함화\'다. 중국과 대만의 분쟁에도 개입하고 북침을 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은 최첨단 스텔스 F-117전폭기와 스트라이크 이글 F-15E전폭기의 한국 지형 숙지훈련을 마쳤다. 게다가 \'프리덤 배너 훈련\'을 비롯해 곰비임비 \'첨단무기 실습\'을 대규모로 벌여오지 않았던가.
그래서다. 식민지 주둔군처럼 추진하는 미 2사단의 일방적 \'개편\'에 노 대통령은 결기를 세워야 한다.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미국에 할 말은 하는 대통령\" 약속을 지키라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회도 여야를 떠나 슬기를 모을 때다.
아직도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거듭 분명히 증언한다. 오늘 우리는 \'민족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