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공이 사이마우(抗議世貿)!
WTO반대 홍콩원정 투쟁기(2)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전야제 무대에는 흰 바탕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 색 글씨로 ‘WTO 반대’의 중국식 표현인 공이 사이마우(抗議世貿)!
문화제 프로그램에는 정부와 기업주(자본)의 동맹을 중단하라! 좌로는
공의민생(公義民生: Justice Livelihoods), 우로는 保障尊嚴(Security
Dignity) 즉, 민중의 생활안정과 인간존엄을 보장하라! 민간감시
WTO연맹(民間監察世貿聯盟-HKPA; Hongkong People\'s Alliance on WTO)이
주최하는 프로그램이 12월11일~18일까지의 행사를 알리고 있다.
먼저 원숭이 가면극이 펼쳐진다. WTO=악(Evil)이다! WTO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만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노동자 국제 연대를 강화하자고
맺는다. 이후 노래공연이 계속된다. 한국참가단의 경험으로 투쟁전야제의
힘 있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의 노래패와 율동패가 참가했더라면
한층 힘을 모아낼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저녁 8시에 시작하여 밤 10시면
끝난다는 문화공연(表演)은 계속 시간을 초과하고 있다. 여성운동가의
노래,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민속무용, 사회운동가 노래, WTO에 항의(종이
찢어 삼키는 모양)하는 연극, 인도달리트 여성의 무용, 가정부
노조노래까지 계속된다.
새벽에 집을 떠나 홍콩에 도착한 한국원정단은 통역미비, 늦게 진행되는
공연, 역동적이지 못한 공연분위기 등으로 지루해 하며 지쳐간다. 공연이
한 참 진행 중인 시간에 다음날 한 행사를 알리는 쪽지가 전달된다.
“죽음을 애도하며, WTO를 멈추자!(制世貿 慞亡魂)”는 내용이다.
「WTO는 농민과 노동자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홍콩당국은 WTO 총회 준비를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WTO
총회를 위해 필요한 지역을 폐쇄하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억제하며 행동을
막고 있다. WTO, 정부, 헌법의 폭력을 상징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홍콩시민사회 단체는 죽음을 애도하며 WTO를 멈추기 위한 민중들의
참여를 촉구한다.
우리는 행동을 위해 애도(yelling)하고 있다. 나머지 저항의 노래,
필리핀 활동가의 ‘시장은 적’이란 노래와 춤, 필리핀
반농약(農藥)행동의 드럼공연 등을 뒤로하고 숙소로 출발한다. 민주노총
원정단 1진이 도착했을 당시 빅토리아 광장에는 동남아지역에서 온 많은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행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녁시간 무렵에도 역시
많은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전하는 얘기로는 필리핀 등지에서 온 가정부들은
일요일이면 자신들이 일하는 집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원등지에 모여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빈부격차,
이주노동자의 처지는 관광처럼 스쳐가는 일상으로는 알 수가 없다.
공연과정에서 간간이 외쳐대는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는 구호 속에서
이들 가정부노동자들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홍콩은 지금 중국대륙의 급격한 공업화로 전세계자본이 블랙홀처럼
중국으로 이전하는 데 있어 예외가 아니다. 특히 여성들은 단순노동,
저임금과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초국적 자본의 이윤축적은
인간중심의 건강과 안전, 환경과 생명을 파괴하여 지속가능한 삶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현실고발이 빅토리아 공원에서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원정단은 그 가운데서 홍콩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시간이었다. 홍콩경찰의 감시와 호의(?)까지 말이다.
예약된 호텔이 취소되면서 전농이 숙소로 정한 유스호스텔 캠프까지는
이층일반버스를 이용했다. 대오는 피로와 짜증이 넘쳐난다. 첫날부터
고생스러운 밤이다. 그러나 세계인권의 날(12.10) 바로 다음 날 열린
개막대행진과 문화공연은 인간의 기본적 생활 욕구를 상품화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항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빈부격차에 반대하고
공공필수재(social goods)를 독점화하려는 시도를 분쇄해야 한다는
의지가 표현되었다. 참석자들은 WTO 분노를 모아 소리치고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 민중들의 권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WTO에
반대할 것이다. 대회주최측이 말했듯이 안정적인 일자리, 기초생활보장,
인간중심의 경제발전을 요구한다.
드디어 1시간여의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넓은 캠프장에 위치한
숙소는 깨끗하고 조용했다. 전농지도부들은 이미 들어와 있었다. 아시아
기독교회의(Christian Conference of Asia: CCA)에 참석했던 한국의
목사들도 도착해 있었다. 몇 분의 목사는 오늘 집회에서 삭발도 했다.
6명씩 들어가는 방에 배정된 공공연맹 소속 조합원들과 함께
WTO원정투쟁과 국내 노동운동 상황에 대해 새벽까지 얘기를 나눈다. 그
시간까지 각 조 조장들과 원정단 집행부는 홍콩 당국의 방해로 변경된
숙소와 교통편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회의 중이었다. 139여명의
민주노총 WTO 홍콩원정단은 작년 한.일 FTA반대 일본원정단 보다 더 큰
규모다. 국내의 여러 일정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세계화 체제를 몸소
실천하는 국제연대 또는 소홀히 할 수 없다.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는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의 아래로부터의 세계적 연대는 이 시대 변혁의
핵심과제다. 부디 이번 원정단이 개인적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반자본, 반세계화 운동으로 승화되길 바라는 첫 출발이다.(200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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