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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공원에 전용철 농민이 묻히던 날

글쓴이 : 허영구 날짜 : 2006-01-02 (월) 10:09 조회 : 3872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모란공원에 전용철 농민이 묻히던 날

지난 11.24일 경찰의 폭력에 맞아 숨진 지 36일 만에 전용철 농민의 장례가 치러졌다. 서울에서 발인과 노제를 마치고 모란공원에 당도한 것은 오후 4시쯤이다. 하루 해가 지는 시간이다. 2005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날씨가 많이 풀리기는 했지만 스산하다. 하관식이 거행된다. 검은 만장이 둘러쳐지고 추운 날씨에 노숙 농성 투쟁을 했던 지도부와 동지들은 그를 보내고 있다. 충남 등 지역에서 올라 온 농민들, 전국농민회총연맹 동지들은 한국농업의 현실과 함께 마냥 착찹한 모습이다. 그는 땅에 묻혔다.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그와 더불어 한국농업도 묻히고 있다. 농촌은 피폐해지고 있고 농민은 통곡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은 어디가고 이제 한국경제에서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nbsp;&nbsp;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으로 사망한 것이 명백했음에도 불구하고 1달이 넘도록 끌어 온 노무현정권의 반민중적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민중을 때려죽인 정권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가? 대통령의 사과는 정말 기가 막힌다. 전용철 농민 사망의 원인이 농민들의 과격시위에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진단은 정말 기만이다. 농민이 이 추운 겨울에 농사일 제쳐놓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권력자라면 차라리 폭력자라 할 수밖에 없다. 농민이 왜 시위하는지 진정으로 모른단 말인가? 아마 모른 채 할 뿐이다. 아예 깡그리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농민들은 권력을 잡는 데 있어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만큼 그 수가 줄어들었다는 뜻일테다.

어쨌든 농민이 죽었고 민중단체들이 천날만날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있으니 일단 사과는 하고보자. 그러나 농민이 죽은 것은 정부 탓이 아니라 과격시위 탓이다. 경찰청장도 임기가 있으니 대통령이 쫒아낼 수 없다.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다. 뭐, 정말 이 따위 사과가 있는가? 정말 농민들은 순진하게도 대통령도 아니고 총리나 행자부장관, 농림부장관도 아니고 경찰청장 물러나라는 데도 시위현장책임자 보직해임했다가 서울경찰청장 물러나는 등 생쇼를 펼쳤다. 그런데 이틀 후에 물러나는 경찰청장 역시 불만이 가득하다. 나는 잘못이 없다. 시위를 막으라고 한 정치권 탓이다. 평화적인 시위를 바란다고 말했다. 누가 평화를 부정하는가? 특히 순박한 농민들이 평화를 거부하고 전쟁을 바라겠는가? 지금 농민을 전쟁터로 내 몬 원인은 무엇인가? 누가 이들을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쓰러지게 만들었는가? WTO반대 홍콩원정 투쟁 과정에서 이틀간 필자와 함께 홍콩구치소에 수감되었던 농민은 말했다. 지금 농민은 빚에 쪼들려 자살하거나 시위 중 경찰에 맞아 죽거나 하는 이판사판의 지경에 놓여 있다고.

농민이 죽었다면 그 원인은 명백하다. 물론 노무현 정권이 마지못해 시인했듯이 경찰이 때려죽였다. 그러나 한국농업과 농민의 삶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자본주의 체제에 그 근본원인이 있다. 자본주의체제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노무현정권과 보수정치권의 책임이다. 지금 그들은 영하의 날씨에 어린아이를 던져 놓고는 왜 동상이 걸렸는가 반문하고 있다. WTO시장경제체제를 무조건 수용하면서 농업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포기한 결과가 가져 온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농민의 수가 10% 미만이고 농업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하이고 등등... 이는 황우석의 논문조작 못지 않은 조작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시장개방주의자, 초국적금유ㅇ자본과 다국적기업의 사상적 포로가 되어 있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과 자본언론 그리고 절대다수의 반농민적 국회의원들과 미국물을 먹고 한국의 행정을 주무르는 고위경제관료들의 왜곡된 농업정책관이 농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이런 자들에 둘러싸여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농업정책에 대한 한 마디의 반성이나 사과도 없이 시위과정에서 사망한 농민의 죽음에 대해서만 책임소재를 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현실은 물론 본질의 왜곡이다. 전용철 농민형제가 모란공원에 묻히던 날 지는 해와 같이 밤은 깊어갈 것이다. 개방의 광풍이 더 몰아칠 것이다. 그들은 농업이 다 망할 때까지도 경쟁력과 선진농업을 외치며 여러 농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폭넓은 연대를 통해 WTO체제,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에 맞서는 농업사수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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