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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노동운동, 이제 전체 노동자연대에 적극 나서야

글쓴이 : 허영구 날짜 : 2006-01-09 (월) 15:53 조회 : 4299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대기업노동운동, 이제 전체 노동자연대에 적극 나서야

지난 12.14일 민주노동당 진보정치 연구소 ‘2005 송년 심포지엄’에서 장상환 소장은 ‘한국사회 위기 주범 TOP10’에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 진영을 포함시킴으로서 노무현, 보수정당, 조선일보, 국제투기자본 등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민주노조운동의 선봉이자 오늘날 민주노총을 건설한 주역인 재벌대기업 노동조합으로서 명예훼손은 물론이고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한국사회 10대 위기 주범에 재벌대기업 노동운동을 포함한 것은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비난의 대상이 된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 자본과 정권으로부터의 비난이나 음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이고 영세자영업자, 농민, 실업자 등 광범위한 계급계층에서 생각하는 재벌대기업 노동운동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말하자면 그들이 우군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권과 자본의 노동운동에 대한 분할지배를 통한 무력화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불행한 현실이다.

반면 당사자인 재벌 그룹의 대기업노동자들은 매우 억울하다. 지난 10여년의 IMF 경제위기 전후 재벌그룹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겪은 해고와 실업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로의 전락이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재벌 대기업노동자들이 투쟁시기만 되면 자본언론으로부터 단골로 얻어터지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고용불안의 검은 그림자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그들이 199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1만 여명이나 삶의 터전이었던 자신들의 공장을 떠나야 했던 기억이 ‘유전자에 각인된 고용불안’이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같은 공장 안에 1만 여명의 노동자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상태에 있다. 재벌 대기업 공장 문을 나서면 그것보다 훨씬 열악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와 역시 그곳에서 차별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즐비하다. 재벌대기업정규직노동자 역시 자신의 일터에서 밀려나는 동시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앞뒤와 옆을 살필 겨를이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나 대기업노동조합으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해 소극적이다. 민주노총이 그토록 주장하며 투쟁하여 쟁취한 주40시간 노동제가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현실에서는 이상일 뿐이다. 오히려 동일노동차별임금과 동일사업장내 차별고용을 특징으로 하는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자본은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를 자신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 두고 관리자 내지 마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철저한 분할 지배 전략이다. 대기업노동자의 요구에 대해서는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와 차이를 부각시켜 ‘귀족노동자’로 몰아간다.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해서는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이 양보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과 노동의 대립 각을 노동과 노동의 대립 각으로 전환시킨다.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을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서 자본은 책임을 회피한다. 자본의 과도한 초과이윤 축적이라는 매우 폭력적인 착취구조를 은폐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라 하면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재벌 대기업을 연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한두 명에서부터 몇 십 명 정도의 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대기업이라 하면 500인 이상의 노동자가 고용된 사업장을 말한다. 2003년 말 현재 대기업 사업장 노동자수는 약 127만 명이고 평균임금은 월 304만 3천원으로 연봉으로는 3,650만원이다. 총 임금액은 46조 4천억 원이다. 만약 정권과 자본이 얘기하는 대로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양보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동결에다 아예 10%를 삭감한 금액을 전체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나눈다 하더라도 1인당 연간 50여 만 원에 불과하다. 연봉 1500만원 내외 수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대기업노동자들의 양보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작년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이 1조 8천억 원에 달했는데 이 중 극히 일부만 사용한다면 현대자동차 내 1만 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이 노동유연화 전략으로 비정규직을 운용하는 것은 이중노동시장구조를 통해 자본의 초과이윤을 올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초과이윤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받을 비난을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림으로서 자신들의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사실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된 장시간노동과 노동계급에 대한 분할지배를 통해 노동운동을 약화시키고 더 많은 이윤을 축적하기 위한 자본의 이해가 결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벌대기업노동자들이 비정규직노동자를 차별하고 싶어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자본의 전략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나타는 현상에 대해 대기업노동자들이 결코 이를 외면하거나 피해 갈 수 없다. 대기업 노동자 스스로 불안해하고 있는 바와 같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문제는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억하건데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이끌었고 이후 10여 년간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의 선봉에 섰던 재벌대기업노동조합의 위치는 지금 말이 아니다. 그간의 대기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앞에서 끌어가는 소위 ‘선도투쟁’이었다면 지금부터의 역할은 전체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뒤에서 미는 철저한 계급적 연대투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문제, 여성, 비정규직 차별철폐, 특수고용직, 장애인,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에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대기업노동운동은 노동운동의 중심에서 사라질 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들의 고용안정조차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재벌대기업노동운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노동운동과 함께 가야 할 제 계급 계층의 입장에서도 대기업노동운동의 한계를 비판하되 자본이 노리는 노동에 대한 분할 지배 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냉정을 되찾는 일이 필요하다. 자본에 대응하는 노동의 전투력 수준에서 볼 때 아직 대기업노동조합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대체할 광범위한 노동조합조직과 조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벌대기업 노동자들을 공격하여 그들을 무장 해제시킨다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는 않는다. 비판과 격려를 통해 전체 노동자 연대에 함께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2005.12, 민주노동당 주간 진보정치 255호에 게재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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