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GM대우 창원공장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자!
비정규직지회 핵심 업체인 대정에 대한 업체 폐업, 정규직 4대 집행부 불신임 조직으로 시작된 GM자본의 공격은 나날이 강화되어왔다. 정규직, 비정규직 노조가 불안정한 틈을 타 용역깡패 100여명을 현장 요소요소에 배치하며 호시탐탐 천막침탈을 노렸다.
그 뿐 아니라 해고자들의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출입증 강제패용을 실시하고 현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경찰과 법원은 정규직 지부장과 사무장을 구속시켰고, 성공하진 못했지만 비정규직지회 지회장과 쟁의부장을 구속시키려고 구금하고 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그에 비해서, 정규직노조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대에 힘입어 600명 가량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며 대중적 노동조합으로 발돋움했던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는 8월 26일 비정규직 연대파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그 힘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86명이 해고되어 그 중 소수만이 천막농성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얼핏 보면 과거의 표면적 기세와 현재의 가라앉은 상황 사이의 커다란 격차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창원공장 내부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진단하면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아니 이해하기 싫은 현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물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가슴 아프지만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아직 GM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의 물결에서 더 전진하기 위해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실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우리는 성장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우리 투쟁을 정확히 평가하면서 비정규직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전국의 동지들에게 반면교사로서의 교훈을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비정규직 투쟁은 한 사업장의 싸움으로 승리할 수 없으며 전국의 비정규투쟁은 하나의 핏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업체 폐업과 정규직 불신임
정규직의 지원 하에 대중적 힘을 유지해온 비정규직지회에 퍼부어진 최초의 본격적 공격은 업체 폐업이라는 강수였다. 8월 말 자본은 대정업체 소속 조합원들에게 9월 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서를 날렸다. 이는 자본이 정면 돌파를 통한 노조 파괴를 결정했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지회의 중심부서인 대정을 폐업하면서 주력부대를 제거하려 했기 때문이다. 원청자본은 한 치의 망설임 없는 강력한 공세를 펼쳤다. 하청자본은 노동자들에게 잔업, 특근하고 물량을 충분히 처리하면 폐업되지 않을 수 있다며 환상을 조장하면서 투쟁전선을 교란시켰다.
이 시기에 비정규직지회는 폐업이 감행되기 전에 전면적인 투쟁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폐업 된 후 투쟁대열이 흐트러지는 불리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힘을 갖추고 있는 보다 유리한 국면에서 자본과 맞짱을 떠야했다. 그러나 지회 지도부는 조합원의 투쟁하자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하청자본의 감언이설에 좌지우지되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오히려 투쟁을 망설였다. 지회를 지도하고 있던 금속노조 경남지부 역시 이런 상황판단을 공유했다. 지도부에서 강력한 투쟁으로 맞불을 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동안 자본은 지회 내부를 뒤흔들기 위해 대의원을 협박하고 회유하기도 했다. 결국 자본의 교란책은 적중했다. 자본이 불어넣은 환상은 투쟁의 조직화에 혼선을 초래하면서, 가장 유리한 시점에서 전면전을 감행하기 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이 점이 너무나 분명해지자 지도부는 폐업 3일 전에서야 부랴부랴 현장을 재조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늦은 행동이었다. 폐업 3일전까지 폐업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회의 주장에 반신반의하면서 따랐던 조합원들의 상당수는 막상 폐업이 구체화되는 것을 보자 지회에 실망하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자본은 비정규직만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정규직지회를 깨기 위해선 정규직노조를 먼저 길들이는 것이 필요했다. 자본은 정규직의 후진적 대의원을 부추겨 집행부 불신임 투표를 폐업 전에 강행했다. 비정규직은 고용안정판이며 비정규직지회 때문에 정규직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판에 박힌 악선동이 먹혀들었다. 결국 조합원 총투표에서 65%의 불신임으로 집행부 사퇴가 결정되었다. 비정규직 지회를 엄호하던 정규직 집행부의 탄핵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큰 충격이었다. 현장에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조합원 탈퇴서가 줄을 이었다. 조합원 600명이라는 숫자는 스스로의 투쟁과 단결을 통해 만들어진 숫자가 아니라 정규직에 의존한 거품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노조의 핵심이었던 대정 업체 폐업을 앞두고 지회는 내외부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천막농성에서의 대중의 자발성
비록 늦기는 했지만, 대정폐업에 맞서 9월 28, 29일 4시간 파업, 30일 전면파업으로 폐업을 막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150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했고, 관리자들의 현장진입 봉쇄를 뚫고 현장순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생산을 멈추는 위력적인 파업이 되지는 못했다. 지회는 자신이 가진 힘을 총동원하여 대체인력을 저지하는 과감한 투쟁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멈춰진 트랙터와 지게차를 원하청 관리자들이 움직였다. 모든 힘을 쏟아 싸워야 할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러나 3일간의 파업이 아무런 성과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부서별로 나눠져 있던 조합원들이 이 투쟁의 공간 속에서 하나로 모이면서 분위기는 반전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세종을 비롯한 타 업체 조합원들은 대정폐업은 노동조합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판단했고, 대정 다음은 세종을 비롯한 나머지 조합원들에 대한 공격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대정의 투쟁은 전체의 투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30일 파업 후 노동조합 사무실 앞 천막을 설치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오후 6시 천막을 치자마자 원하청 관리자 100여명이 천막을 침탈하려고 들이닥쳤다. 조합원들은 서로 팔을 걸고 완강하게 버텼다. 굳건한 동지애로 첫 번째 침탈시도는 막았지만 10월 1, 2, 3일 연휴기간 동안이 문제였다. 준비된 용역 깡패 200명이 침탈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종을 비롯한 타 업체 조합원들은 용역깡패의 침탈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며 천막농성에 동참했다. 맞아도 같이 맞고 끌려가도 함께 끌려가겠다는 동지애를 보여주었다. 조합원 발언대에서는 “비정규직의 삶을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지도부의 투쟁방기에 한 달 동안 방치되었던 조합원들이었지만 투쟁의 기회가 열리자 조직을 사수하기 위한 능동적인 결의를 보여준 것이다.
결국 자본은 연휴기간 동안 천막을 침탈하지 못했다. 대정 조합원들을 지키겠다는 전체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투쟁을 사수하기 위해 야간규찰을 서며 함께 밤을 지새우는 지역 연대대오의 의지를 보며 자본은 전략을 수정했다. 관리자들과 용역깡패를 동원한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다. 자본은 공장출입을 통제하여 해고자들의 출입을 어렵게 만들고, 용역깡패로 농성장을 24시간 감시할 뿐이었다. 자본은 노동자의 피를 말려 죽이는 고사작전에 돌입했다.
대우차 본조 위원장의 대리교섭
창원지부 4대 집행부가 탄핵되고 지부장, 사무장이 구속된 후 대우차 노동조합 본조 이성재 위원장이 ‘사태해결’을 위해 창원을 방문했다. 이성재 위원장은 지회 상집간부들을 제외한 조합원들과의 간담회를 요청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이성재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해고된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요구라며 고용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회 조합원들은 도급화된 형태로의 고용보장은 받을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리고 지회의 요구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GM이 직접고용하라는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GM 사측과의 교섭에 비정규직지회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리의 요구를 전달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한다는 자주적 투쟁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교섭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었다. 해고된 조합원들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강력한 투쟁이 필요했지만 이렇게 교섭을 바라보면서 미지근하게 시간만 흘러가자 자본의 고사작전에 제대로 대응해내지 못하면서 조합원들은 하나 둘 대열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도급화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각오로 천막농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합원들도 패배감과 생계문제, 피로도로 지쳐갔다.
자본의 고사작전은 효과를 발휘했다. 11월 16일 해고된 조합원들의 토론과 표결을 통해 이성재 위원장이 제시한 원직복직 안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것은 아무 대안이 없다고 느낀 조합원들의 어쩔 수 없는 강요된 선택이나 다름없었다. 이성재 위원장의 안은 9월 30일 이전(즉, 불법파견 상태로)으로의 원직복직과 고용안정이었다. 지회는 도급화는 절대 받을 수 없으며 자본이 제시한 선별복직 역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대리교섭을 인정한 꼴이 되었고, 요구안을 낮춤으로써 자본의 공세에 문호를 더 열어준 셈이 되고 말았다.
장기전의 시작
장기전이 시작되며 자본은 현장을 통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청업체인 세종은 파업에 참여했던 수습사원을 ‘월차를 썼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하고, 현장노동자 중에서 조장을 뽑아 현장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반면 지회는 제대로 된 대응을 조직하지 못해왔다. 결국 조합원들은 사측의 탄압과 회유에 하나둘씩 지회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었다. 상집, 대의원들도 위축되었으며 상황에 압도된 간부들의 사퇴가 이어졌다. 깨져도 싸우다 깨지겠다는 투쟁 초기의 정신은 지속되지 못하고 눈 녹듯이 약화되고 있었다. 조합원들이 초기에 보여준 투쟁의 열기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키지 못하고 흐름을 끊거나 투쟁기조보다는 교섭기조로 흘러간 것의 필연적인 결과였다. 독자적인 투쟁조직으로서 노동조합은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규직노조에 기대려는 심리들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는 객관적 조건의 취약성이 만들어낸 것이기도 하지만,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교육하며 앞장서서 실천하고 투쟁의 선두에 서서 방향을 제시해야 할 간부와 지도력의 부족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의 과정에서 우리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지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비정규직지회의 독자성을 강화해야 한다!
노동조합 설립부터 비정규직지회는 타 사업장 비정규직 동지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정규직의 연대와 지원을 받았다. 조합원 가입도 정규직 동지들의 엄호 속에 진행되었고, 정규직노조의 지원으로 공장 내에서 비정규지회 임시 사무실도 사용할 수 있었다. 정규직노조는 이제 막 탄생한 비정규직지회를 보호하는 안전한 울타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규직노조의 헌신적인 연대와 엄호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자주적인 투쟁으로 전진하지 못하는 이상,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다. 자주적 역량의 한계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정규직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그들의 힘에 기대려는 심리가 커지는 부작용까지 불러왔다.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지회의 울타리역할을 한 것이 결코 오류일 수 없다. 자본의 작은 공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유아기 상태의 비정규직지회를 엄호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철저하게 전개될 필요가 있었던 행동이었다. 문제는 비정규직지회가 스스로의 투쟁력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정규직 노조의 연대를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규직노조는 이를 사려 깊게 지원해야 했다. 계약해지, 업체폐업, 용역깡패를 동원한 물리력 등의 전반적 공격을 정규직노조 집행부가 정규직 조합원들의 두터운 보수적 정서가 미치는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막아주고 있는 시점에서 비정규직지회가 간부들을 육성하고, 조합원들을 차분히 교육하며, 현장에서 관리자들과 부딪히면서 투쟁의 경험을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렇게 작은 싸움을 통해 단련된 간부들과 조합원들은 이후 업체폐업과 같은 공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었다.
이는 비록 정규직 집행부의 지원이 있기는 했지만, 이 지원이 정규직 조합원대중의 아래로부터의 지원과 등치시킬 수 없을 만큼 소수 집행부들과 활동가들의 지원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고 또한 결정적인 전투의 국면에서는 정규직 집행부가 비정규직지회에 대해 지원한다는 이유로 불신임을 시킬 수 있을 만큼 현장 밑바닥에서 후진적 대의원들이 영향력이 강력한 상황에서는 더욱 필수적이었다. 오히려 고립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지회를 지원하는 정규직 집행부와 정규직 활동가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지회의 자주적 투쟁력 강화는 절실했다. 이것만이 이후 정규직 동지들이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비정규직과 함께 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는 강력한 버팀목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직 집행부의 엄호를 활용해서 독자적으로 투쟁할 만큼의 힘을 키워가야 했던 중요한 시기를 비정규직지회는 놓쳐버렸다. 여기에는 정규직노조가 자신의 지원을 비정규직 지회의 자주적 투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심을 두고 사려 깊게 행사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실책도 약간의 영향을 미쳤다. 결국 양쪽 모두 쓰디쓴 대가를 치러야했다.
비정규직지회가 스스로의 자생력과 독자성을 갖추지 못한 한계는 현재 정규직 대우차노조의 대리교섭으로 더욱 큰 규모로 재현되고 있다. 지회가 대중적인 투쟁력을 동원하지 못하는 이상 자본은 어떠한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자신의 운명을 대우차노조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무기력감이 지회를 휘감고 있다. 대리교섭을 거부하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멀리 보면서 우리의 힘으로 싸우고 쟁취하겠다는 노동자의 투쟁정신, 중요한 것은 당장의 약간의 성과(?)가 아니라 노동자의 자주적 투쟁력을 상승시키는 것이라는 기본 원칙은 약해지고 있다. 이것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반격을 위한 견고한 출발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둘째, 노동자 민주주의를 사수할 것!
여러 비정규직 사업장에 공통으로 드러나는 문제 중 하나는 조합 내의 노동자민주주의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막 탄생했기에 대중의 의식과 경험이 아직 낮고 활동가들이 대단히 엷게만 포진해 있다는 객관적 약점을 반영한다. 동시에 그것은 노동자민주주의 원칙 자체가 비정규직 운동에서 아직 사활적 원칙으로 충분히 자리매김되지 못하고 있는 한계, 그리고 민주노총의 관료화 추세가 미치는 영향력을 반영한다.
창원비정규직지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노동조합 내에서 지도부와 생각의 차이가 있는 조합원, 간부를 분열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관료적 태도가 상층부에서 존재했었다. 또한 노동조합의 형식적 위계질서를 극단적으로 존중하면서 조합원들의 아래로부터의 토론과 결정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대중의 투쟁의지와 열망을 꺾기도 하는 일이 나타나기도 했다. 8월 대정업체의 폐업 통보와 9월 말 폐업 시기 사이에 이런 모습은 절정에 이르렀고, 이런 약점 때문에 투쟁의지를 발산하고자 했던 조합원들은 자발적인 투쟁방향을 모색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약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노동자민주주의가 활성화되어 있었다면 토론과 논쟁을 통해 광범위한 조합원들이 한 단계 성숙해가고 지도부가 조합원 대중과 긴밀하게 밀착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조합원들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함께 토론하고 방향을 함께 결정해야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정규직지회는 조합원들이 투쟁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부서별 토론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전통을 만들지 못했다. 조합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투쟁의 결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한계는 결국 투쟁대열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조합의 진정한 힘은 형식적 체계로만은 형성할 수 없다. 노동자민주주의를 통해 내용적으로 조합원 대중의 힘과 의식, 자발성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만이 강력한 노동조합을 세워나갈 수 있다.
셋째, 핵심 지도력과 중간 간부층을 튼튼하게 구축할 것!
지도부는 지회의 힘을 성장시킬 전략적인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고 뚝심 있게 밀어갈 지도력과 추진력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만들어내지 못했다. 노동조합 설립 초기에 정규직 집행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안정적인 조직화 공간을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간부층을 튼튼히 구축할 기회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어지는 중요한 국면들에서는 조합원들에 대한 관료적 태도와 투쟁을 회피하는 경향까지 어느 정도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대다수의 간부들의 경우, 처음 노동조합을 경험했고, 아직 충분히 교육되고 단련되지 못했기에 그런 취약성이 아래로부터의 비판과 통제력을 통해 극복되지 못하고 말았다.
지도부에서 투쟁회피적 경향과 관료적 태도가 나타날 때는 이것을 거스르며 조합원들의 의지를 전면적으로 대변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경험이 간부들에게 필요했다. 조합원들의 경우 암울한 현실을 바꾸겠다는 열망은 강렬했지만 아직 노동자 민주주의를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독자적인 투쟁에 대한 자신감이 충분하지 않은 초기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노동운동의 원칙으로 무장하고, 조합원대중의 의식과 자발성, 통제력을 키워나가는 활동가 층의 형성만이 이 단계를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은 아직 있다!
이상의 검토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은 대중적 잠재력은 충분했지만 이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핵심 지도부가 부재했고, 핵심 지도력과 조합원을 단단하게 연결시킬 중간 간부층의 취약한 결과 곧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지금 심각한 공세 앞에 비틀거리고 있다. 지도부, 중간간부, 조합원 모두 전반적으로 단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의 전면적인 공세와 마주치게 되었다. 결국 거품이 걷히고 냉혹한 현실이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결을 향해 나섰던 600여 비정규직 노동자 대오를 지회의 실제적인 단결력과 투쟁력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런 힘든 난관에 부딪히자 약한 간부들은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당장에는 눈에 보일 만큼 대담한 투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중식집회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바로 이 조합원들은 거품이 아니며, 지회를 앞으로 지탱해나가고 강력한 실체로 성장시켜 나갈 가장 중요한 실제적 힘이다. 많지 않은 숫자이지만 간부들도 남아있다. 이 간부들은 투쟁의 시련을 경험하지 못했던 허약했던 간부가 아니라 투쟁과정의 난관을 이겨낸 단련된 간부들이다. 이들 속에서 미래를 선도하고 승리로 이끌어나갈 검증된 지도부가 등장할 것이다. 투쟁과정에서 투쟁성과 대중적 책임성을 증명한 간부들과 조합원들 속에서 다음의 투쟁을 이끌 핵심지도부와 중간간부층을 구축해야 한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창원공장에서도 비정규직 투쟁의 1기 물결이 지나가고 있다. 그것도 휘몰아치는 한 판의 대담한 전투도 조직해보지 못한 채 썰물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1기 투쟁의 성과는 분명히 있다. 그것은 투쟁과 시련 속에서 간부들과 조합원들 모두에서 옥석이 가려진 것이고, 바로 이 옥석 가리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지도부가 탄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수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두 번째 물결은 반드시 올 것인데, 또다시 지도부의 취약성 때문에 대중적 열망을 투쟁의 그릇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위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가야 한다. 그 준비과정의 핵심부에는 다음 물결을 선두에서 대담하게 지휘할 수 있는 지도부와 중간 간부층을 미리 준비해 두는 과제가 놓여 있다. GM대우 창원공장 노동자들의 미래는 바로 이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1기 물결에서 GM대우 비정규직지회가 보여주었던 오류와 실수를 제대로 평가하여 다음번 2기에는 승리의 깃발을 휘날릴 수 있도록 굳건한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자! 미래는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전투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굳건한 GM 노동자들의 손에 의해 반드시 승리의 빛으로 밝게 타오를 것이다. 우리는 당장에는 심각하게 깨졌지만, 그럼에도 이것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바로 그 점이 2005년에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궈낸 가장 중요한 성과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