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적에겐 얼음처럼 차갑고 동지에겐 봄볕처럼 따스하기를”
최명아 전 민주노총 조직국장 8주기 추모사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부모님과 일가친척 및 여러 동지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IMF외환위기와 함께 찾아온 노동진영의 어려움이 8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때 가장 마음 아파했던 동지 중의 한 사람이 최명아 동지였습니다. 민주노총 사무총국에 서 조직부장으로 일했던 최명아 동지가 느꼈던 혼란과 아픔이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살아있는 우리들이 동지 앞에 설 면목이 없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동지가 인천지역에서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중앙으로 활동의 근거지를 옮길 때만 해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8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놓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금 민주노총의 현실이 안타깝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체 노동자들의 삶에 관한 문제입니다. 자살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고 그것도 가족단위로 삶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생활전선에 나선 부모들이 어린 자식을 보살피지 못해 벌어지는 참극 또한 수시로 뉴스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자들의 삶이 악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양극화문제는 이제 이론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가장 분명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상당한 책임이 노동운동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이는 민주노총이 투쟁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고 어떤 이는 전략과 교섭 없는 막무가내식의 투쟁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그것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노총의 조직력과 투쟁력이 바닥에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활동가들이 운동을 떠났습니다. 운동이 싫어서 떠난 이도 있고 생활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동을 접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니면 정치권으로 옮긴이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남아있는 사람들 사이에 너무 많은 입장의 차이와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라 할 만 합니다.
최명아 동지는 당시부터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동지가 적은대로 ‘적에겐 얼음처럼 차갑고 동지에겐 봄볕처럼 따스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진정으로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사람만이 실천할 수 있는 고귀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인간사회의 영원한 숙제 같은 것이기도 할 테지요. 모든 조직은 커지면 권력화 되고 권력은 집중되게 마련입니다. 권력의 분산과 투쟁의 집중을 논한다는 것은 한가로운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최명아 동지가 꿈꿨을 노동운동의 이상과 미래는 아직 어두운 밤길입니다. 그러나 낮은 곳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새벽이 오리라는 믿음을 포기할 필요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최명아 동지를 기리며 추모사업회는 지난 7년 동안 꾸준하게 장학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이번 8주년에도 이 땅을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자녀들에게 최명아 동지의 뜻을 모아 우리들의 조그만 성의를 전달하려 합니다. 금년에는 특히 한 때 노동운동에 열성이었던 한 노동자가 한국을 떠나면서 우리 추모사업회로서는 큰 돈을 보내주셔서 장학사업을 펼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최명아 동지가 살아 활동하던 시간들이 매우 성실하고 의미 있었음을 기억하는 동지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신 동지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2년 후면 정말 세월이 이렇게 빠른지 몰랐다며 한탄하거나 되돌아봐야 할 최명아 동지가 떠난 10주년이 됩니다. 그 때는 조금 더 의미 있는 행사를 가지려 합니다. 그 날의 행사가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이란 시간을 더 보람되게 보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명아 동지가 품어왔고 실천하고자 했던 일들을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차근차근 해 내는 일이야말로 가장 뜻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추모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6.2.19 모란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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