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직원 3만명 줄이고 조직 대수술
퇴직자 건보료 年40억달러…신기술 여력 없었다
구조조정 140억달러 확보…순조롭게 마무리될 것
디트로이트(미국)=최원석기자
ws-choi@chosun.com
입력 : 2007.03.16 10:01
그는 여전히 세계 제1의 자동차 왕국 CEO였다. 릭 왜고너(Rick Wagoner·54) GM 자동차그룹 회장(CEO). 창업(創業)보다는 수성(守城)이 어려운 만큼 1등 자리에서 밀려나면 그 자리를 회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게 글로벌 비즈니스계의 엄연한 현실. 작년 세계 자동차 판매 1등 자리를 일본 도요타(豊田·Toyota)에게 넘겨준 그였기에 만나기 전에는 풀 죽은 모습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정반대였다. 그는 여전히 자신감에 불타고 있었다.
―(1등 자리를 빼앗긴 것을 겨냥해) 어느 회사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자동차 회사라고 생각하시나요?
“여전히 GM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몇몇 회사를 꼽겠지요. 도요타가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릴 겁니다. 하지만 도요타에 1위 자리를 아주 내어 줄 생각은 절대 없어요. 앞으로 GM의 변화를 지켜봐 주세요.”
〈※Newsweek는 지난 12일자 최근호에서 ‘GM은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GM은 일체의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만일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 GM은 1930년 포드사를 제치며 올라섰던 자동차 판매 1위의 아성(牙城)을 그대로 지키게 된다’고 보도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디트로이트 인근 디어본(Dearborn) 근처의 호텔을 나섰다. 겨울 디트로이트(Detroit)의 날씨는 을씨년스럽고 희뿌옇다. 1등에서 물러선 ‘모터 시티(Motor City)’의 이미지 때문일까? 시내 풍경은 ‘이곳이 정말로 100년 가까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을 호령했던 디트로이트인가?’ 하는 의문이 들 만큼 퇴락해 보였다. 래퍼 에미넴(Eminem) 주연의 영화 ‘8마일(8 mile·2002)’이 떠올랐다. 영화 속 디트로이트의 음울한 거리 풍경과 함께….‘8마일 거리(8mile road)’는 부유한 백인, 가난한 흑인 거주지의 경계. ‘8마일’은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을 의미한다. GM 역시 ‘세계 1등이냐? 아니냐?’ 경계 앞에서 고민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올해가 설립 99년째. 작년에 판매대수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줬다. 최전성기 때 70%에 달했던 미 시장 점유율은 2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 미국 빅 3 중 가장 빨리 회생할 회사가 GM
GM은 쇠락(衰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No’라고 얘기한다. 미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GM이 빅3(GM·포드·크라이슬러) 중 가장 빨리 회생하거나 셋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올해의 자동차’로 세단·픽업트럭 모두 GM 차량이 선정됐다.
10여 평 크기의 인터뷰 룸에는 왜고너 회장이 탁자 뒤편에 편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마치 1950~196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 나올 법한 푸근한 느낌. 그러나 말은 매우 빠르고 거침없고 논리정연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곧 GM이고, GM은 곧 미국이다”라고.
그는 1975년 듀크대 경제학과와 1977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하고, 1977년 GM에 입사했다. 1981년 GM 브라질 자회사의 회계담당을 시작으로, 1992년 그룹의 최고재무담당자(CFO)에 올랐다. 2000년에 47세 나이로 사장 겸 CEO(최고 경영자)가 됐고, 2003년부터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재무 전문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GM은 위기에서 정말 벗어나고 있습니까?
“최근 GM의 유럽·미국 조직에 어려운 결정을 잇따라 내렸습니다. 그 결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지요. 미국에서만 3만3000명을 정리해고했어요.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어요. 이런 비용절감을 통해 신제품과 신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GM이 내놓거나 계획하는 차종들을 보신다면, GM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Newsweek는 3월12일자에 ‘GM은 지난해 9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중 상당부분은 3만3000명 감원으로 얻은 결과다. GM은 올해 새 모델 개발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GM이 못 뛰어넘을 거대한 장애물이 아니라는 게 GM의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구조조정 계획은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나요?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는 필요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비축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GMAC(GM의 판매 딜러 전문 금융서비스 회사로 지난 1919년 설립됐으며 자동차론· 주택융자·자동차보험을 취급)의 주식 51%를 투자회사인 서베라스캐피털 매니지먼트 투자연합에 지난해 말 매각했어요. 이러한 재정부문 구조조정으로 140억 달러(약 13조2000억원)를 확보했습니다. 정리해고에는 많은 비용이 듭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을 통해 정리해고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비용절감만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경쟁력 있는 신차를 계속 출시해 판매를 늘리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GM 해외조직이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 GM대우가 큰 효자예요. GM의 한 가족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기쁩니다.”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GM의 고용 인원이 줄고 있는데요. 회사 규모가 자연스럽게 축소돼 가는 과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4~5년 뒤 GM은 지금보다 작은 회사가 돼 있을까요?
“전통적 시장인 미국·캐나다·서유럽에서의 고용인원으로만 보면 GM의 규모는 분명 줄고 있습니다. 그러나 GM의 다른 지역에서는 고용이 늘고 있어요. GM이 대우를 인수한 뒤 과거에 정리해고했던 인력을 다시 불러 들인 게 좋은 예입니다. 중국·인도·러시아 그리고 동유럽 지역에서도 고용인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라기보다는 사업의 구조재편(restructuring)으로 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글로벌 네트워크가 GM의 강점
―GM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입니까?
“최근 미국 내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가장 큰 약점은 은퇴직원들의 건강보험(health care) 비용이에요. GM은 은퇴직원의 건강보험 비용을 회사가 부담합니다. 미국 외에 지구상 어떤 나라의 기업에서도 행해지지 않는 관행이지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은퇴직원만 무려 100만 명이에요. 은퇴직원을 위한 ‘은퇴자 건강보험비용’ 부담만 매년 40억~50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업이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비용을 부담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신기술과 제품품질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GM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요?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GM대우도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익을 보고 있고, 물론 GM도 GM대우를 통해 이익을 보고 있지요. 특히 올해는 GM대우가 수출실적 향상에 그치지 않고 한국 내수시장에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두고 보세요. GM대우의 내수 점유율이 해마다 크게 올라갈 겁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효과는 유럽·남미 그리고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