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gallery/Cups.js></script>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hanphil.or.kr/bbs/data/young/brod.js></script> 금속노조는 과연 \'제 무덤\' 팠을까?
[오마이뉴스 손석춘 기자]
제 무덤을 판단다. 금속노조가 그렇단다. 마녀사냥이 한창이다. 중세시대에 유럽은 마녀로 낙인찍은 여성을 묶어 깊은 물에 빠뜨렸다. 물 위로 떠오르면 마녀임이 입증되었다고 죽인다. 살천스레 마녀로 몰린 여성은 어떤 경우에도 죽을 수밖에 없다. 명백히 미친 짓에 당시 유럽의 대중은 환호했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자신이 마녀 사냥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순간도 의식하지 못한 사람이 다수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노동운동은 마녀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면 이기주의로 몰아친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넘어 보편적인 공익을 위해 나서면 정치파업으로 몰아친다. 이기주의든 정치파업이든 결론은 같다. 해고와 구속이다. 그 마녀사냥에 한국 사회구성원 다수는 환호한다. 태어나서 지금 이 순간까지 신문이든, 방송이든, 학교든, 교회든, 노동운동에 긍정적 이야기를 들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 보기가 금속노조 파업이다. 그 파업에 조금이라도 두남두려면 각오할 일이다. 수구세력부터 보수세력을 건너 자칭 \'개혁세력\'들로부터 곰비임비 비난이 쏟아진다. 하지만 제 아무리 마녀사냥이 횡행한다고 하더라도 진실은 밝혀야 옳다. 가령 \"자동차산업이 한미 FTA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업종인데도 반FTA 파업을 강행하려 하자 지도부에 등을 돌렸다(조선일보 6월25일자 사설)\"는 주장은 교묘한 사실 왜곡이다.
근거없는 주장에 색깔공세까지
한미FTA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자동차산업의 대주주들이다. 그 산업의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더 높다. 설령, 자동차산업의 노동자가 혜택을 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비난 이유일 수는 없다. 노동운동은 \'이기주의\'로 파업하는 게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과 다른 주장은 곧장 자극적 선동으로 이어진다.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젊은이가 50만 명이 넘는다. 일자리를 빼앗는 이런 불법 파업에 아량을 베풀만한 여유도 없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불법 파업의 주동자를 가차 없이 사법처리 하라”는 <중앙일보> 사설(6월23일자)이 전형이다.
금속노조는 마녀로 몰리고 있음에도 한미FTA가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게 분명하기에 파업에 나섰다. 그럼에도 일자리 찾기 어려운 청년실업자와 노동운동을 자극적으로 이간질하려는 논리를 편다. 하물며 그 파업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비난은 대체 어디에 근거한 주장인가.
무엇보다 큰 문제는 색깔공세다. 파업이 예고된 순간부터 일찌감치 언론은 \'반미 정치파업\'(문화일보 6월12일자 사설)이라 규정했다. 파업에 들어가는 날에는 \'반미의 배후\'를 밝히라(동아일보 6월25일자 사설)고 다그친다.
과연 그래도 좋은가. 앞으로 한미 FTA를 반대하면 곧장 반미로 몰아갈 참이다. 비열한 사실 왜곡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반미 정치파업\'으로 처음 규정한 <문화일보>는 금속노조파업에서 사쪽인 현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신문이다. \'언론\'이기 전에 \'상도덕\' 차원에서도 민망스런 주장 아닌가.
사실과 달리 수구언론이 선동하고 이른바 \'참여정부\'는 엄단하겠다고 서슬이 시퍼렇다. 그래서다. 찬찬히 따져볼 일이다. <중앙일보> 사설의 표현을 빌리면 금속노조는 왜 제 무덤을 팔까?
무엇이 그들을 파업의 길로...
파업을 무조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볼 길 권한다. 당신이 감옥에 갈 수 있는 데 파업을 주도하기 쉬운가? 해고당할 수 있는데 파업에 참여하기 쉬운가? 죽을 수도 있는 데 파업대오에 들어가기 쉬운가?
어렵다. 그럼에도 왜 파업을 할까? 한국 노동운동을 지켜온 금속노조가 파업에 나선 이유는 한미FTA 일방 강행 탓이다. 작게는 금속노조 15만 조합원을, 크게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해서라는 확신이 없으면 파업하기 쉽지 않다. 해고를, 감옥을, 죽음을 각오하기 어렵다. 실제로 모든 조합원이 단결해 파업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문제의 핵심은 한미FTA다. 한미FTA는 국민 모두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게 틀림없다. 무릇 자신의 경제적 삶을 좌우하는 정책 결정에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일, 그것이 국민의 \'경제 주권\'이다.
정부가 한미FTA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국민 혈세로 정부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상황에서 조직적 반대를 할 수 있는 유력한 주체가 현재로선 노동운동이다. 그 운동에 \'정치파업\'이나 \'반미파업\'의 딱지를 붙여 \'사냥\'에 눈이 시뻘건 언론을, 정권을, 어떻게 보아야 옳은가. 민주시민에 묻고 싶다.
/손석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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