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노동청에서 국정감사가 열렸다. 아침9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경북본부, 대구본부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KEC, 한진중공업 등 투쟁사업장 문제해결에 나서는 국정감사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0시부터 부산노동청과 대구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 KEC 현정호 지회장과 김창기 부지회장이 참관해 의원들의 질의와 노동청의 답변을 지켜봤다.
민주당 이찬열의원은 KEC가 노조의 거듭된 교섭요구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는 등 교섭거부를 계속하고 있는데도 노동부가 감독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해 따져 묻자 구미지청장은 “그간 6차례 실무협의가 있었고 내일 다시 실무협의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KEC는 6월 9일 파업 이후 한 번도 회사가 먼저 교섭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직장폐쇄 후 지금까지 초지일관 교섭거부의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회사는 이런 태도가 부당노동행위일 뿐 아니라 의도된 노조탄압이라는 점이 계속 지적되고, 국회의원과 구미시장, 민주당 손학규대표 등의 문제제기가 있자 그때만 형식적으로 간사협의를 진행했을 뿐이다. 간사협의는 말 그대로 교섭을 위한 공문전달 창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간사협의조차 실질 교섭으로 연결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런 간사간 접촉이 실무협의로 둔갑했다. 노동부나 KEC 둘 중 하나는 구미호다.
회사는 노동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1일 실무협의를 하자고 제안하면서도 ‘사내에서 교섭을 할 수는 없다’는 얼토당토않는 주장으로 실무협의를 무산시켰다. KEC는 22년간 노사교섭을 사내에서 진행해왔다.
런데 회사가 난데없이 교섭장소를 트집 잡는 것 자체가 교섭회피를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회는 노사가 동의하는 다른 장소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하자고 했지만 회사는 일방적으로 실무협의 일정의 연기를 통보했다. 이것도 실무협의 차수에 들어갈 것이다.
사정이 이런 걸 뻔히 알면서도 노동청은 국정감사에서 거짓말을 했다. 어물쩍 넘어가면 된다는 것인가? 120여일간 파업을 전개하며 생계의 고통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는 400여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진실이 정부기관의 무책임과 무대책에 질식당하고 있다.
KEC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왔다. 여성기숙사 용역투입 과정에서 벌어졌던 폭행과 성폭력도 도리어 지회의 거짓말이라 떠들고, 단전단수는 반인륜적 조치라고 하자 “물을 먹고 배탈이 날까봐 그랬다”고 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싶다고 했다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는 등 그때그때 거짓말로 상황에 대처해왔다. 더는 행정기관과 회사의 이런 거짓을 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진실만을 말해도 할 말이 너무 많다. 구미지청장이 국정감사장에서 확답한 KEC의 교섭을 지켜보겠다. 구미지부 KEC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