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탈퇴공약을 전면에 내건 어느 지회임원 후보조가 결선에 올라 단독 찬반투표까지 갔으나 조합원들이 ‘낙선’시켜 화제다. 인천 두산인프라코어지회 조합원들이 그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그러자 낙선자 세력들은 복수노조 설립에 나서고 있다.
지회는 지난 달 27일 세 팀을 놓고 1차 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기호 1번 송명호 후보는 2백 33표, 기호2번 손원영 후보는 3백 81표, 그리고 기호 3번 노기현 후보는 4백 21표를 얻었다. 그 뒤 지회는 지난 달 29일 기호2번-기호3번을 놓고 결선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기호3번 후보조가 기호2번 후보조보다 네 표 많은 5백 17표를 득표했다. 하지만 노 후보조는 투표인원 대비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이에 지회는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기호3번 노 후보조를 놓고 찬반투표를 펼쳤다.
그러나 조합원 1천 4명이 투표에 참여한 최종 찬반투표에서 노 후보조는 5백 명의 찬성표(5백 2명 반대)를 얻어 당선에 실패했다. 한 후보조를 놓고 펼친 찬반투표에서 조합원들이 '부결'로 낙선시킨 이례적인 결과를 만든 셈이다. 이에 따라 지회선거는 당선자 없이 입후보자를 다시 받아 재선거 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기호 3번 노 후보조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금속노조 탈퇴를 공약집에 공식적으로 게재했었다.
이와 관련해 기호 3번 후보조를 출마시킨 일명 <희망21 추진위원회(아래 희망21)>는 4일 현장에 대자보를 붙여 “노조 역사상 처음 있었던 찬반투표에서 부결을 받았다는 것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희망21’은 “더 이상 금속노조 집행부 선거에 나오지 않을 것이고 금속노조 탈퇴를 원하는 조합원들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며 복수노조 설립을 시사했다. 그리고 같은 날 ‘희망21’ 소속 조합원 두 명이 지회 사무실에 금속노조 탈퇴서를 제출했고, 5일 오전 기업노조 설립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회는 이 같은 흐름에 회사가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염창훈 지회장은 “현재 비조합원인 현장관리자들이 조합원 개별면담을 하며 금속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행위가 일부에서 발생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회는 5일 소식지를 통해 이같은 부당노동행위를 벌이는 현장관리자의 이름과 면담장소 및 대화내용을 기록하고 물증을 확보해 제보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알린 상태다. 지회는 오는 25일 금속노조 지회 임원 재선거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