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송전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차 불법파견 대법판결 승소 당사자인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17일 밤 9시 경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에 위치한 송전탑에 올랐다. 이들은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천의봉 사무장은 송전탑 20미터 지점에, 최병승 조합원은 15미터 지점에 밧줄로 몸을 묶은 채 농성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사측은 밤 11시 경 용역경비를 동원해 철탑에 올라 두 노동자를 끌어내리려 시도하며 “최병승을 떨어뜨려 죽여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새벽 4시 경에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철탑 밑에 천막을 설치하려 하자 사측 용역이 침탈해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천막과 물품을 빼앗아 갔다. 이때 한 조합원이 얼굴을 심하게 구타당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18일 오전 8시 현재 경찰은 현장에서 철수했고 사측 용역 2백 여 명이 철탑 주변을 지키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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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7일 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쪽 송전탑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대법판결 승소 당사자인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18일 아침 농성모습.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제공. |
지회 조합원들은 고공농성 돌입 직후 철탑으로 집결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야간조 조합원 1백 여명은 밤 11시부터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를 진행하고 철탑 밑으로 모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18일 주간조 전조합원도 전면파업을 벌이고 고공농성장으로 집결하고 있다. 현재 농성자들은 합판 하나와 밧줄에 의지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두 노동자는 철탑에 고공농성에 돌입하기 전 남긴 글에서 “불법파견 판정 이후 8년, 대법원 판결 2년 동안 현대차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한 명의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두 명의 동지가 온몸에 시너를 붓고 불을 당겨야 했다”고 분노했다. 두 노동자는 “더 이상 물러설 수도,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수도 없기에 모든 것을 걸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고공농성을 진행한다”며 “정몽구 회장은 기만적인 신규채용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불법파견을 인정해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죽기를 각오하고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10월 17일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우리들이 요구한 것은 단지 법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불법파견 판정 이후 8년, 대법원 판결 2년, 십년 동안 현대차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당한 요구를 걸고 투쟁하는 조합원을 무자비한 폭력과 징계, 고소·고발, 손배·가압류등 탄압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한 명의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두 명의 동지가 스스로 온몸에 시너를 붓고 불을 당겼습니다.
20여명의 동지들이 구속을 당했고 수많은 동지들이 해고를 당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섰습니다.
2010년 25일간 CTS 투쟁으로 비정규직의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다시 한번 가열찬 투쟁으로 정규직 전환의 열망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불법파견을 인정하기는커녕 3천명 신규채용이라는 기만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을 현대차 자신들의 기준으로 채용 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투쟁했던 조합원들에게 징계로 협박하고 업체장 추천등 미끼를 던지며 현장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불법파견 인정 · 신규채용 중단 · 정몽구 구속 ·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 전환하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비정규직으로 살아 갈 수 없습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불법파견 인정하고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기만적인 신규채용계획은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10년 넘게 불법으로 비정규직을 착취해온 정몽구회장을 반드시 구속시켜야 합니다.
불법파견 인정! 신규채용 중단! 정몽구 구속!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 전환! 을 위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고공농성을 이어갈 것입니다.
결코 제 발로 내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회사가 도발한다면,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사태는 현대차에 책임을 물을 것 입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들!
힘들어하지 맙시다. 나약해지지 맙시다.
우리가 끝까지 투쟁한다면 반드시 정규직 쟁취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10년동안 투쟁하면서 만들어온 정규직 쟁취투쟁을 기필코 승리합시다.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기필코 쟁취하자!
2012년 10월17일
불법파견 대법판결 승소자 최병승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 천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