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 소속 8개 지부 1만 8천명이 31일부터 정당한 파업권을 갖고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갱신 투쟁 개시를 예고한 가운데, 노조가 다음달 7일부터 노조 차원의 쟁의권 발동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노조는 25일 오후 4시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 그리고 사업장 보충교섭 및 대각선교섭 등 각 교섭단위 의견불일치 내용을 모두 모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날 조정신청을 넣은 곳은 1백 61개 사업장 4만 2천 명의 조합원에 해당된다. 이로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노조 소속 15개 지부 4만 2천 명은 6월 7일(월)부터 적법한 파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금속노조 관련 기업 중 1백 7개 사업장이 노조와 중앙교섭을 펼치는 사용자협의회에 가입해 있고, 대표적인 사업장은 케피코, 현대모비스(창원), STX엔진, 에코프라스틱, KEC, 한국델파이, 한라공조, 한진중공업, 티센크루프E/L코리아, 덕양산업, 타타대우상용차, 위니아만도, 유성기업, 만도 등 2만 5천 여 명이다. 지부집단교섭은 중앙교섭 대상사업장을 포함해 1백 25개 사업장 3만 2천 여 명이다. 사업장보충교섭은 앞의 두 교섭과 병행해 사업장별로 보충해서 펼치는 교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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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낮 4시 경 노조의 이재인 단체교섭실장이 161곳 4만2천 여 명에 해당하는 쟁의조정 신청서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접수시키고 있다. 신동준. |
반면 현대기아차나 GM대우차, 그리고 두산그룹사 등의 몇 몇 기업은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경우 노조와 지역지부가 ‘대각선교섭’을 펼친다. 이날 쟁의조정신청에는 대각선교섭 단위인 두산중공업, S&T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제철 등 1만 여 명도 포함됐다.
노조는 올 3월 19일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 요청’을 산하 사업장에 일제히 보냈고, 같은 달 25일 중앙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 7차까지 교섭을 진행했다. 지부집단교섭은 최대 9차까지 펼쳤으며, 사업장 보충교섭과 대각선교섭은 평균 7차까지 진행했다. 노조는 이날 조정신청을 하면서 “중앙교섭에서 최저임금인상을 비롯해 비정규직 처우개선,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고, 임금과 단체협약 갱신을 각 사업장에서 요구하고 있지만 노사 간 의견접근이 이루어진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노조는 “중앙교섭에서 사측은 “최저임금을 10원도 못 올려준다”고 하고 있으며, 사업장별로 노조법과 타임오프제도를 들먹이며 단체협약을 ‘개악’하자고 나서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앞서 노조 소속 경기, 경주, 대구, 부산양산, 서울, 울산, 충남, 포항지부 등 8곳 1만 8천 명은 지난 20일까지 해당 지방노동위원회에 지부집단교섭과 사업장 보충교섭 및 대각선교섭 의견불일치에 따른 쟁의조정을 먼저 신청했다. 이들은 오는 31일부터 지부차원의 투쟁에 우선 돌입한다. 이어 다음달 7일부터 파업전술을 운영할 수 있는 대오는 4만 2천 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노조는 이미 지난 20일 파업찬반투표에서 87% 투표율에 85% 찬성으로 파업결의를 마친 경주지부 3천 여 명을 제외하고 3만 9천 여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두 차례 기간으로 나눠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 결과는 다음달 7일 일괄 공식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