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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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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한국지엠 매각 및 한국철수 여부에 대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모호한 태도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지엠 매각설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불식시키지는 못할망정 의혹을 더 커지게 만드는 모습이다.
카젬 사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으로부터 한국지엠의 매각·철수 여부를 말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모든 임원진이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을 만드는 데 매진할 것”이라는 말로 확답을 피해 갔다.
지 의원은 이후로도 두 차례나 더 매각·철수에 대해 확답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카허 사장은 계속해서 똑같이 ‘경영정상화’와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 구축’으로 답변을 대신했고, 지 의원은 결국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 채 질의를 마쳤다.
사실 카젬 사장은 9월 초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한국 철수설을 부인한 적이 없었다. 지난 9월 6일 부평공장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M은 장기적으로 수익과 성과를 내고 성장 기회 관점에서 최적인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한국지엠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에둘러 언급하긴 했으나, 당시도 철수설을 정면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지엠은 주력인 부평 공장의 가동률이 70~80%에 그치고, 군산공장은 20~30%의 가동률에 허덕이며, 판매실적은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이다. 매출원가율이 매출의 94%에 달하는 구조로 수익성도 바닥이다.
글로벌 GM이 유럽 등 실적이 부진한 해외 시장에서 철수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의 최근 상황은 GM의 한국 철수설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한국지엠 노조는 카젬 사장이 호주와 태국,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을 거치며 구조조정과 사업장 철수를 주도해 왔던 인물이라며 한국지엠에서의 그의 역할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젬 사장의 계속되는 모호한 태도는 한국지엠 매각설에 더욱 불을 지피기에 충분하다.
이날 국감에서의 주된 질의 내용이 무엇일지는 사전에 충분히 예상 가능했고, 카젬 사장이 증인출석 전 GM 본사와 국감에서의 답변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카젬 사장의 모호한 태도는 GM 본사의 입장으로 봐도 무방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GM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면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 사업장을 해당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대로 끌고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장 철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경영정상화를 시도해 본 뒤 어렵겠다 싶으면 철수할 수도 있는 일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카젬 사장이 확답을 못한 것은 이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카젬 사장이 노조와 임금협상 교섭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패를 숨긴’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에서 큰 폭의 임금인상과 함께 회사의 ‘미래발전전망확보’를 요구사항으로 내놓았다. 주요 차종을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GM 본사가 한국지엠으로부터 높은 금리로 이자를 받아가는 부분도 개선하라는 내용이다.
회사측은 자체적인 경영정상화 노력이 우선돼야 하고, 지나친 임금 부담은 경영정상화에 걸림돌이 된다며 노조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사간 힘겨루기에서 GM 본사의 한국철수 가능성은 회사측에 유리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젬 사장이 굳이 공개된 장소에서 미리 모든 패를 내보여 향후 노조와의 교섭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날 카젬 사장의 발언에 대해 “‘네, 아니오’라고 답하기 보다는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