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전기차, 한국GM 대안 안돼…엥글 사장도 같은 생각"
뉴시스 이현주 기자 ┃ 2018-04-05 07:00:00
"지원한다 해도 GM과 똑같은 조건…우리만 손해 안봐"
"5000억원 들여 15만개 일자리 5년 유지하면 가성비 괜찮아"
"사외이사 3인 조만간 임기 종료…다 그만두고 싶어해 설득중"
"GM, 민감 자료 열람은 되지만 문서 남기는 것 반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국GM 사태 돌파구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해 아직 시장이 좁고 전망도 밝지 않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역시 이 회장을 만나 한국GM의 전기차 배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뉴시스와 만나 "일부에서는 전기차를 우리나라에 배정해달라고 하는데, 시장이 넓지 않다"며 "엥글 사장도 전기차 시장은 중국과 미국 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기차는 보조금으로 움직이는 시장이고 아직까지 다른 지역에서는 전망이 밝지 않다"며 "중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보조금을 줘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만약 한국GM이 전기차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면 되겠느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시장이 커지고 보조금이 줄고 그러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전기차도 일반인들 생각 같지 않다"며 "전혀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노조의 10년간 고용보장 요구와 관련해서는 "자동차 산업 10년을 누가 보장하느냐. 아무도 보장 못 한다"며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데, GM 본사인들 안 불안하겠느냐"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5000억원을 들여 평생 가는 회사를 만들면 정말 좋겠지만 5년 뒤 망한다고 해도 15만개 일자리를 5년 유지한다면 그게 잘못된 결정인가"라며 "GM이 2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우리가 5000억원을 들여 그게 가능하다면 적어도 시간이라도 벌 수 있지 않나. 가성비를 따져보면 나쁜 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마지노선은 GM과 똑같은 조건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뉴머니'에 대해 GM이 2조3000억원을 넣었다가 다 빼면 우리도 5000억원 다 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GM은 빼는 데 우리가 못 빼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올드머니'에 대한 GM의 출자전환과 관련해서는 "감자 협의를 하겠지만 어려운 면이 있다"며 "국민들의 원하는 만큼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장은 "주주간 협약서는 2002년 수준에서 투명성 조치까지 더해지면 정말 좋겠지만 GM이 해주겠나, 현실성이 없다"며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2002년 수준만큼 끌어낼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다. 2002년에 15년 비토권을 받았는데 요새 누가 주나, 나라도 안 준다"며 "하지만 못 하면 '매국노' 소리까지 나올 것이다. 그래서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사실 GM을 15년 동안 붙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토권 딱 하나다. 나머지는 사실 무용지물인 것 같다"며 "17% 지분, 사외이사 10명 중 3명으론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3인의 임기가 조만간 끝나는데 모두 다 나가고 싶어해 설득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 회장은 "다들 심리적 부담이 너무 크다"며 "그 사람들이 그만두면 새로 추천해야 하는데 다들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사와 관련한 자료 관련해서는 일부 예민한 자료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 확약서도 작성하지 못한 상태다.
이 회장은 "GM에서 세금 등과도 연계될 수 있는 예민한 자료를 주려고 하겠느냐"며 "최대한 내놓으라고는 하는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열람까지는 접근을 했지만 우리 쪽에 문서로 남기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는 그쪽에서도 이해를 한다. 그래서 자기네들이 뭔가 방법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방법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월 20일쯤에는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중간 실사 결과가 나오고, 4월 말까지는 실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며 "더 이상 끌면 서로 좋을 게 없다. 그 전에 최대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결과가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최근 한국GM 협력사들이 산은에 '선지원 후실사'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그럼 국회에서 우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타결을 해줘야 한다"고 정치적으로 해결되면 그럴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