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비토권 수용 가닥…산은 "자산처분에 대한 비토권도 달라"
산은·GM, 차등감자 철회-비토권 확보 '공감대'…GM "신규투자 확대' 산은에 요청
머니투데이 변휘, 황시영 기자 ┃ 2018.04.25 18:11
정부 및 KDB산업은행(산은)과 협상 중인 GM이 산은의 지분율이 낮아져도 비토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산은이 기존에 갖고 있던 특별결의사항에 대한 비토권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주요 자산의 매각을 막을 수 있는 비토권까지 원하고 있어 오는 27일 협상 막판까지 치열한 수 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은 차등감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산은이 요구해온 비토권 유지와 10년 이상 장기체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의 특별결의사항은 '보통주 85%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GM이 올드머니(기존 부채)를 출자전환하면 산은의 한국GM 지분은 17.02%에서 1% 미만으로 떨어져 특별결의사항을 막을 수 있는 비토권을 잃게 된다.
GM도 산은의 비토권 유지 요구를 받아들여 산은이 1% 미만의 지분율로도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특별결의사항 가결 요건을 '보통주 100% 찬성'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산은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비토권 범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2년 협상에서 합의했던 '총자산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에 대한 비토권이 지난해 기한 만료로 상실됐는데 이번에 이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GM의 총자산 20%를 초과하는 대표적인 자산은 부평공장이다. 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결정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선 비토권 범위를 2002년 수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와 산은의 입장이다.
산은은 비토권 범위 확대를 위해 차등감자 요구를 완전히 철회하지 않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GM이 감자비율을 줄여 차등감자해 산은이 지분율 5~10% 수준을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GM도 산은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은 원치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쟁점인 한국GM의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신차 2종을 한국에 배정하기로 밝히면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 오는 202년까지 사업계획을 담은 만큼 10년 이상의 체류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자율주행차 생산을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창원 공장이 앞으로 2~3년 후 생산하게 될 신차에 첨단 주행기능 등이 적용된다는 의미이며 GM의 자율주행차 '크루즈 AV' 생산을 국내에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GM은 한국GM에 대한 뉴머니(신규투자액)를 당초 약속했던 28억달러(약 3조원)보다 늘리고 산은 역시 지분율에 맞게 신규 투자를 확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GM과 산은의 뉴머니 규모가 4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산은의 투자액도 지분율에 따라 기존의 5000억원 정도에서 7000억원으로 증액된다.
정부와 산은도 한국GM의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면 신규 투자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GM의 신차배정 결과 설비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등 경제활성화 효과가 나타난다면 산은도 추가 투자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GM과 산은의 협상 결과는 오는 26~27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GM이 오는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올 1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열 예정인데 이때 애널리스트들이 한국GM 구조조정에 대한 질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26일은 한국GM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1만3000여명 대상)가 마감되는 날이기도 하다. 아울러 GM이 산은에 제시할 투자확약서 제출일은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