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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이 순간만 모면하겠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8-04-24 (화) 12:36 조회 : 1122

GM, 이 순간만 모면하겠다는 생각은 곤란하다

경향신문 사설 ┃ 2018.04.23 20:41:00


한국지엠 노사가 23일 비용절감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합의했다. 정부는 자구안 발표 뒤 차관회의를 열고 GM이 요구해온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등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GM 본사와 정부·산업은행 간의 지원 협상이 남아있지만 “산은을 통한 금융지원이나 정부의 재정지원은 꽤 얘기가 많이 됐다”(최종구 금융위원장)는 발언을 감안하면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발표로 촉발된 GM사태는 정상화를 모색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지엠에서 이익을 내고 고용도 창출하길 소망한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은 최근 한국지엠 중간실사 보고서를 통해 미 본사 차입금의 출자전환과 신규 투입금, 신차 2종 배정을 하게 되면 한국지엠이 2020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고서 자체가 허술하다. 무엇보다 한국지엠이 영업력을 상실한 데다 신차 양산시기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당장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없다. 더구나 최근 4년간 3조원대의 부실을 초래한 미 본사와 한국지엠간의 과도한 이전가격 및 업무 지원비용, 철수비용 떠넘기기 등 수상한 거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사결과와 해법이 없다. GM 본사가 2013년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생산지인 군산공장 대책에 소홀했고, 그 결과 한국지엠에는 천문학적인 적자가 쌓였다. 그런데도 본사는 한국지엠에 부담을 안겼다. 

정부의 태도도 석연치 않다. 정부는 그동안 GM 구조조정의 3대 원칙으로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를 거론하며 GM에 대한 실사보고서를 전제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입장을 바꿔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며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 해결에 급급해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GM에 누운 꼴이 됐다. 한국지엠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1, 2대 주주인 GM 본사와 산업은행, 그리고 한국지엠 경영진에 있다.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환부를 도려내야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이 순간만 지나면 된다’는 식이다. 몇 년 뒤 문 닫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니라면 GM은 지속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획안을 내놓고, 산업은행과 정부는 이를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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