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GM, R&D법인 분리 `갈등`…노조 이어 産銀도 반대표명
한국GM 철수 논란 2라운드
사측 "신설법인, 철수와 무관
개발 효율성 제고 위한 조치"
매일경제 이승훈,이승윤 기자 ┃ 2018.09.05 17:26:34

상반기에 공장 폐쇄와 철수설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GM이 신설법인 설립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노조가 당장 반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한국GM 측에 기존 정상화 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분리`안을 추진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 7월 5000만달러 규모 신규 투자와 수출 물량 확대, 신차 물량 확보 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할 신설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단일법인을 인적분할해 생산 공장과 R&D를 담당하는 2개의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R&D를 담당할 신설법인에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등 관련 부서가 포함된다. 이들은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 전담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 측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히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다. 임한택 한국GM 노조지부장은 "2개 법인으로 한국GM을 분리하는 것에는 제2의 공장 폐쇄 또는 매각 등의 꼼수가 숨겨져 있다"며 "법인 분리를 강행한다면 강도 높은 투쟁으로 사측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2대 주주인 산은도 법인 분리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실제 계획안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와 달라고 했다"며 "현재로서는 기존 협의서와 정상화 방안에 없었던 내용이므로 반대"라고 밝혔다.
산은은 당장 법률 검토에도 나섰다. GM과 산은의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법인 분리 안건에 대해 산은이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자산 매각 등 주요 사항에 대해 산은은 소수 지분이지만 이를 반대할 수 있는 거부권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회사 측은 신설법인 설립이 철수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글로벌 개발 업무를 한국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국내 R&D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한국GM 고위 관계자는 "R&D 부분이 별도 법인이 돼야 우수 인재를 보다 자유롭게 유치할 수 있고, GM 본사 차원의 개발 업무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한국GM이 전 세계 판매우수 모델인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과 차량 개발 거점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도 별도 법인 설립 시에만 가능한 일이다. 콤팩트 SUV는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R&D가 독립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GM에 정통한 외부 관계자는 "R&D 전담 신설 법인 설립은 한국GM이 글로벌 GM에서 갖게 되는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법인 설립에 대한 공방보다 판매를 회복해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